[한국뉴스투데이] 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등 역대 미 연준 의장들의 재임 시기를 살펴보면, 이들의 통화정책 실시에 공통적인 패턴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취임 초기에는 전임 의장의 정책 기조를 이어받아 긴축 기조를 유지하다가, 점차 완화 기조로 전환하여 장기간 이를 유지하고, 퇴임을 앞두고서는 다시 긴축 기조로 선회하는 패턴이다. 이는 취임 초기 급격한 정책 변화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자신이 전개했던 통화완화 기조를 자신의 재임 시기에 거두어들이는 모양새를 취하려는 경향으로 해석된다. 퇴임을 앞둔 버냉키 의장이 추진 중인 양적완화 축소(tapering)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의 상황은 과거보다도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 보인다. 퇴임을 앞둔 버냉키 의장은 재임 마지막 해에 출구전략을 개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버냉키 쇼크’와 신흥국 금융 불안이 현실화되었을 뿐 미국 경기 회복세 둔화와 재정불안으로 여전히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도리어 향후 미 연준 FOMC 내에서 매파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옐런 신임 의장이 취임하면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미국 정부폐쇄로 현실화된 재정불안이 반복되고 상시화될 위험성이 높아 미국 경기 둔화 우려와 시중금리 상승 문제에 동시에 대처해야 하는 미 연준이 통화정책을 펴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만약 재정불안이 만성화되고 이로 인한 미국 경제의 충격이 확대될 경우 미 연준은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못하고 시한 없는 양적완화, ‘무한 QE(QE infinity)’에 나서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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