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을 보면서
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을 보면서
  • 김재석
  • 승인 2012.01.0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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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 한나라당 상황이 그렇다. 디도스 사건, 대통령 친인척 비리사건에 이어 이번엔 돈 봉투 사건이 터졌다.

집권여당의 당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돈 봉투가 오고 갔다는 폭로가 나온 것이다. 어떤 시민은 참 가지가지 한다면서 혀를 찾다.

한나라당이 일단 우물쭈물 하지 않고 검찰에 수사를 촉구한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수사를 의뢰받은 검찰은 돈 봉투 살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당 대표 등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금품과 향응 제공을 금지하고 있는 정당법 등을 적용해 관련자들을 형사처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돈 봉투가 오갔는지,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연루됐을지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말 그대로 메가톤급 후폭풍이 몰아 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열세로 거론되는 지역의 원외 당협 위원장들에게 전당대회 때 관행적으로 돈 봉투가 갔다, 비례대표 공천도 돈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치권의 구태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 그러나 이름이 오르내리는 의원들은 한결같이 ‘자신은 모르는 일’ 이라고 말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같은 당원끼리 선거를 하는 당내 경선이라고 해도 돈으로 표를 사고파는 행위는 정당정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범죄행위다.

더구나 국회의석의 과반을 점하는 집권여당의 지도부 경선에서 금권선거가 버젓이 자행됐다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다.

돈 봉투 살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은 사법처리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지고 정계를 떠나야 할 것이다.

이를 공격하고 있는 야당들 역시 내 눈에 들보는 없는지 주위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금권 선거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제 국민의 입장에서는 다가올 4월 총선에서 어떤 정당, 어떤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 자명해졌다. 역으로 4월 총선과 다가올 대선에서 표심을 얻으려면 정치권이 얼마나 많은 혁신과 반성을 해야 할지도 분명해졌다.

한나라당 뿐 아니라 정치권은 이번사건을 낡은 정치 관행의 고리를 끊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재석 khs4096@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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