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로 하프시코드의 음색을 낼 수 있을까요?
‘하프시코드라는 악기는 피아노에게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라고 하셨는데 바흐만큼 하프시코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또 있었을까요? 어느 시대에도 그 시대의 음악에 가장 어울리는 악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흐가 건반음악에 대한 악상을 상상할 때 하프시코드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고, 친밀할 수밖에 없는 연주자와 악기제작자를 염두해 두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프시코드와 피아노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지 좋고 나쁨의 관계가 아닙니다. 그 것은 ‘살아있는’ 당대음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그렇게 판단할 수 있지만 20세기 이후부터, 즉 과거음악 특히 옛 음악을 조망해서 듣는 시대에는 맞지 않습니다.
피아노로 하프시코드의 음색을 낼 수 있을까요? 연주의 형식성과 조형감의 가장 지각 가능한 차이가 바로 소리실상입니다.
그 것이 악기의 음색, 성격, 강도 등이죠. 님의 ‘상향발전식’ 논리대로라면 류트는 기타에게, 내츄럴코넷은 금관악기에게, 감바는 첼로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하며 조스켕은 바흐에게, 바흐는 모차르트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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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빈 news@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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