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퇴 회견문은 짧고 간결했다. 박 의장은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 큰 책임을 느끼며 국회 의장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한종태 국회 대변인을 통해 "저는 큰 책임을 느끼며 국회의장직을 그만두고자합니다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저의 책임으로 돌려 달라. 그동안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사과하고 죄송하다."며 사퇴 회견문을 발표했다.
박 의장의 남은 임기는 오는 5월 29일까지이다. 이에 따라 박 의장은 이승만, 이기붕, 박준규 등 전직 의장에 이어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지 못한 역대 4번째 의장이 됐다. 특히 비리 관련 사건과 연루돼 현직 의장이 불명예 퇴진한 것은 박 의장이 처음이다.
박 의장의 사퇴는 전 비서 고명진 씨가 2008년 전대 당시 고 의원 측에 건넨 문제의 300만원을 돌려받은 뒤 이를 당시 캠프 상황 실장이던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보도된 직후 나온 것이다.
박 의장은 그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의 사퇴 촉구와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거부해왔지만 검찰 수사의 칼날이 좁혀오자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의장 돈 봉투 사건은 "박 의장 측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네받았다가 되돌려주었다"는 고승덕 의원의 증언으로 지난 1월4일 처음 공개됐다.
박 의장의 사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늦었지만 고뇌에 찬 결심을 내린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검찰이 권력의 심부름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책임질 사람은 알아서 검찰에 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호성 khs4096@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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