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비건 방한, 핵심은 최선희와의 ‘만남
스티브 비건 방한, 핵심은 최선희와의 ‘만남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2.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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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방한 계획, 최종 목표는 최선희와의 만남
사실상 실무협상으로 들어갈 가능성 매우 높아

북한, 미국 태도 변화 요구...미국 변화 가능성 낮아
판문점 만남에도 실질적 합의 도출은 어려워 보여
지난 2018년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오후 실무 회담을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측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로 돌아오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오후 실무 회담을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측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로 돌아오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번 주말 우리나라를 찾는다. 우리나라 고위층 관료들과 잇달아 만남을 갖는데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과연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남을 가질지 여부다. 미국이나 북한 모두 최근 들어 감정 섞인 발언 공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북한이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판문점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 비건의 방한

북한이 최근 들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미국에 선물(?)을 날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가에서도 북한이 성탄절 전후로 ICBM 발사 시험을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의 도발에 대해 논의를 부쳤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도 높은 대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완화가 비핵화 협상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미국으로서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은 이런 가운데 이뤄지기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지만 주말에 방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미국 언론들의 시각이다.

비건 대표가 방한해서 우리 측 고위 인사들과 북한의 비핵화 해법에 대해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는 점에서 비핵화 협상을 놓고 한미 공조 강화를 위해 비건 대표가 방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비건 대표의 또 다른 목적은 북한과의 접촉을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크리스마스 전후로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면서 이를 막아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도발하게 되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재선 문제에 북한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크리스마스 전후로 북한의 도발을 잠재우기 위해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데 그것은 비건 대표와 카운트 파트너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장과의 만남이다. 만약 이들이 만난다면 사실상 비핵화 실무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최선희, 판문점으로 나올까

비건 대표는 판문점에서 최 부장과의 만남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을 통해 크리스마스 도발을 저지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다.

문제는 최 부장이 과연 판문점에 나올 것이냐는 것이다. 정가에서는 최 부장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 미국과 북한의 말폭탄을 살펴보면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서 ‘로켓맨’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은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면서 강한 어조의 반응을 매일 퍼붓고 있다. 특히 유엔 안보리에 북한 도발 문제가 회부된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강 대 강 대치 국면에서 최 부장이 판문점에 나온다는 것은 비핵화 실무협상의 의향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데 현재로써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북한은 올해 연말까지를 비핵화 협상의 시한으로 못을 박고 있고, 만약 비핵화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만큼 북한이 자존심 문제를 걸고 있기 때문에 최 부장이 판문점에 나와서 비건 대표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 호텔에서 성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실무회담을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 호텔에서 성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실무회담을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사진/뉴시스)

◇ 최선희 나온다 해도 합의 쉽지 않아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최 부장이 판문점에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최근 반응을 보면 미국을 향해서 비난을 가하고 있지만, 그 수위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김 위원장이 직접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과의 대화 의지는 아직 갖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비건 대표가 대화하자고 북한에 요청했다면 북한으로서는 응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만난다고 해도 큰 수확을 얻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이유는 북한은 미국을 향해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즉, 자신들에게 취한 적대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미국 역시 대북 제재를 보다 강도 높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기 때문에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섣부른 합의를 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북한으로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굳이 매달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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