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제치고 주도권 가져올 것으로 착각
금태섭 출현으로 주목도는 제3지대로 가고
경선 토론 주목도 떨어지고 있어
김명수 때리기, 오히려 역효과로
국민의힘이 야권 단일화 주도권을 빼앗길 운명에 처했다. 경선에 접어들면서 제3지대 후보들보다 언론의 주목도를 받아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그에 따라 국민의힘이 야권 단일화 주도권을 찾아올 것으로 예측됐었다. 하지만 경선이 생각보다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런 분위기에 노심초사하고 있다.<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한길리서치는 MBN 의뢰로 지난 15~16일 서울시민 807명에게 조사한 결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9.3%와 39.4%를 기록했다. 0.1%포인트 근소한 격차이다.
하지만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박 후보와의 격차는 박 후보가 39.0%, 나 후보가 27.2%를 기록했고, 박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박 후보가 39.5%, 오 후보가 27.0%를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안철수에 비해 경쟁력 뒤쳐져
이처럼 여론조사만 놓고 살펴볼 때 국민의힘 후보들이 안철수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민의힘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자칫하면 야권 후보 단일화 주도권을 제3지대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국민의힘은 당초 경선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제3지대 후보 즉 안철수 후보나 무소속 금태섭 후보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는 낮아지고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안 후보와 금 후보가 토론 문제로 신경전을 펼치면서 오히려 안 후보와 금 후보의 토론에 야권 지지층이 관심을 보인 반면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간의 토론회에 대한 토론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토론회를 ‘미국식 1:1 스탠딩 토론’ 혹은 ‘1천명 시민 평가단’을 앞세우면서 관심을 끌게 하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토론 흥행은 실패했다는 평가다. 특히 부산지역에서는 네거티브 토론이 펼쳐지면서 오히려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외면 당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서울 지역 토론은 오후 2시에 진행됐는데 오후 2시면 직장인들의 업무 시간이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될 수 없는 시간대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다보니 후보들간 토론회가 있었지만 서울 유권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토론회가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태섭 vs 안철수 토론에 관심 집중
거꾸로 지난 18일 열린 금태섭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토론에는 야권 지지층의 관심이 집중됐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와 금 후보의 토론회가 국민의힘 토론회보다 주목도가 더 있었다는 평가다.
당초 안 후보만 출마를 했다면 제3지대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관심이 떨어졌을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은 야권 후보 단일화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쥘 수 있었다. 하지만 금 후보가 출마를 하면서 안 후보와 경쟁 관계를 유지하게 되자 국민의힘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금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가 제3지대 후보가 될 것인지에 대해 야권 지지층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낭패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와 금 후보의 긴장관계를 깰 수 있는 그런 이슈를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것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론 꺼내들어
더욱이 국민의힘으로서는 또 다른 난감한 이슈가 터졌다. 그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 의혹이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경선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가 더 떨어지게 됐다.
그러다보니 국민의힘으로 언론의 주목도를 집중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고, 이에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다시 강하게 밀기 시작했다.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김 대법원장을 향해 자진사퇴를 하라고 다시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썩 좋은 묘수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왜냐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후보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야 하는데 김 대법원장 사퇴론을 꺼내들었다는 것은 이들 4명의 후보에 대한 주목도를 떨어뜨리게 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묘수가 될 것인지 악수가 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이지만 묘수는 아니라는 지적이 지배적인 만큼 이번 서울시장 경선 과정이 복잡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