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후보 등록 시간 넘겨, 각자 후보 등록해야
상처 입은 지지자들, 투표장으로 갈지 미지수
오세훈-안철수 담판 시도, 과연 성공 가능성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 갔다. 물론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를 하면 한 사람은 투표용지에서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 건너 갔다는 평가다. 이미 감정싸움까지 벌이고 있는 마당에 지지층의 상처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상황이 지났다는 평가다. 두 진영의 감정싸움이 후보 단일화의 빛을 잃게 만들었다.<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가 사실상 힘들어졌다.
당초 17~18일 여론조사, 19일 단일후보 선출을 일정으로 삼았지만 18일 오전 현재까지도 후보 단일화 경선 룰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후보 단일화는 멀고도 험한 일이 됐다.
물론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후보 단일화가 된다면 투표용지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 사라지게 되지만 과연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난항 겪고 있는 단일화 협상
두 후보는 지난 17일 저녁 때까지 단일화 협상을 했지만 합의 도출은 실패했다. 오 후보는 ‘유선전화 10%’를 제시했고, 안 후보는 ‘가상대결’을 제시하면서 합의 도출을 실패한 것.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이 주장한 ‘경쟁력’ 조사를 수용하면서 10%의 유선전화를 포함할 것을 제안했고, 국민의당은 유선전화 조사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가정한 가상대결을 제시했다. 가상대결을 할 경우 10%의 유선비율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양측의 감정싸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후보를 향해 “토론도 못하는”이라고 표현했고, 안 후보는 김 위원장을 향해 “상왕”이라고 칭했다.
이처럼 합의 도출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감정싸움까지 하면서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투표용지 인쇄가 오는 29일 이뤄지기 때문에 29일 이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오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후보 등록을 진행하고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오 후보에게는 유리하다. 왜냐하면 오 후보는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 후보로서는 후보 단일화가 늦으면 늦을수록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가급적 시간을 끌 것으로 예측된다.
후보 단일화 효과 반감
하지만 후보 단일화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단일화 이슈가 너무 장기화되면 야권 지지층은 피로감을 호소할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도 상처를 입게 된다.
지지자들이 상처를 입게 된다면 후보 단일화를 해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상처 입은 지지자들이 단일화 우승 후보에게 투표를 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공직선거법 상 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우선 안 후보는 이제 더 이상 기호 2번으로 출마를 할 수 없게 된다.
공직선거법 49조6항에 따르면 정당의 당원인 자는 무소속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으며, 후보자등록기간중(후보자등록신청시를 포함한다) 당적을 이탈·변경하거나 2개 이상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때에는 당해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다. 즉, 안 후보로 후보 단일화가 된다면 기호 4번으로 뛰어야 한다.
게다가 후보가 다른 후보를 지원하는 것 역시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지만 아름다운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세훈-안철수 담판 이뤄지나
어쨌든 현재 후보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유일한 희망은 오 후보와 안 후보가 만나서 담판을 짓는 일이다.
안 후보는 오 후보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 후보가 안 후보를 만날 의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하면 된다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는 오 후보로서는 안 후보를 만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 후보와 안 후보의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하게 이어지는 후보 단일화 논의로 인해 유권자들의 피로감은 상당히 쌓여가고 있다.
후보 단일화가 야권 승리의 발판이 되지만 이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 후보와 안 후보의 신경전이 오히려 패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