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감정다툼에 야권 조마조마
급기야 김종인 사퇴 요구 목소리도 커지고
화학적 결합 못 이뤄낸 단일화로 끝날 수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말다툼이 이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다. 서로에 대해 격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후보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뜩이나 후보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김 위원장과 안 후보의 설전은 야권에게 있어서 악재나 다름없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상처를 주는 말들이 결국 유권자들에게는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끝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기호 2번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기호 4번으로 후보 등록을 했다. 거듭된 협상 속에서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서로에 대해 날카로운 반응을 쏟아냈고, 각자 후보 등록을 한 것.
오 후보와 안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일인 오는 29일까지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상처난 지지층의 마음을 봉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상처난 지지층의 마음
사실 김 위원장과 안 후보의 악연은 지난 2011년부터 이어져 왔다. 그때부터 꾸준하게 김 위원장은 안 후보에 대해 평가절하했고, 안 후보는 무시 전략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심기가 불편해진 안 후보는 김 위원장을 향해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김 위원장이 단일화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상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의 아내를 ‘상황제’라고 칭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정신이 이상하다”고 맞받아쳤다.
야권 후보 단일화 테이블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는 것은 사실상 후보 단일화를 깨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야권 안팎의 시선이다.
두 사람의 악연은 깊은데 서로에 대한 감정의 골을 메우지 못한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에 임하게 되면서 감정다툼이 격해졌다는 평가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그런 말들이 오가면서 가장 상처를 받는 사람은 각 정당의 지지층이다. 이들이 과연 투표장에서 제대로 투표를 할 수 있겠냐는 그런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자제하라는 분위기 커져
결국 두 사람의 감정 싸움에 대해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과 안 후보의 악연이 깊은 것은 이해하지만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로에 대해 총질을 하는 것은 결국 더불어민주당 당선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김무성 전 의원은 기자회견까지 열어서 “실무 협상에 또다시 방해꾼이 등장해 일을 그르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이에 대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쟁 중에 지휘 장수를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읽혀지고 있다. 아름다운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 김 위원장이 다소 과격한 발언을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과격한 발언을 삼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후보 단일화 이뤄져도
이에 오 후보와 안 후보의 후보 단일화는 결국 이뤄지게 되지만 후보 단일화 효과는 크게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과 안 후보가 서로에 대해 화해의 악수를 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의 감정의 골 때문에 지지층은 투표장에 투표를 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두 후보의 지지층 사이에서는 서로에 대해 총질을 가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비방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과 안 후보의 감정 다툼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아름다운 단일화가 물 건너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로에 대한 감정 다툼이 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어부지리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