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에게 대출해 준 '북시흥농협'을 둘러싼 의문
LH 직원에게 대출해 준 '북시흥농협'을 둘러싼 의문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3.1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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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토지담보대출 실태 점검 등 현장검사 착수
북시흥농협에서 대규모 집단 대출 일어난 이유는
농협중앙회 "대출 과정서 특별한 문제 발견 못해"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문제가 계속 커지는 가운데 이들이 대거 대출을 받은 북시흥농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시흥농협은 LH 직원들의 대출 과정에서 일반적인 대출한도를 넘는 대출을 실행했다. 이에 특혜와도 같은 대출이 이뤄진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북시흥농협은 이미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금융감독원은 북시흥농협에 대한 현장 검사를 벌였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금융회사들의 비주택담보대출 취급 실태 전반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벌일 것을 예고해 LH와 북시흥농협이 야기한 대출 문제는 전 금융권으로 확대됐다.<편집자주>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규모 집단 대출이 이뤄진 북시흥농협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규모 집단 대출이 이뤄진 북시흥농협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17일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 중인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는 LH 상급 기관인 국토교통부와 함께 LH본사, 그리고 LH 직원들에게 거액의 대출금을 지급한 북시흥농협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북시흥농협에 국세청 직원과 회계사, 세무사 등을 투입해 대출과 세무 관련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토지담보대출 실태 점검”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어 금감원의 현장 검사도 이뤄졌다. LH 사태와 관련해 북시흥농협의 거액의 대출이 문제가 되면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일부 금융회사에서 취급된 토지담보대출 실태를 조속히 점검하고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윤 원장은 지난 16일 임원회의에서 “현재까지 LH직원에 대한 대출 취급이 확인된 북시흥농협에 대해서는 금주 중 신속히 현장 검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금융회사들의 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 취급 실태 전반과 대출 프로세스 등도 면밀히 점검해 발견된 문제점을 철저히 개선해 줄 것과 함께 검사 및 점검과정에서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와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관계장관회의에서 “LH 투기 사건은 은행권 특정 지점에서 대규모 집단 대출이 이뤄져 가능했다“면서 ”대출 과정상 불법이나 부당 또는 소홀함은 없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북시흥농협을 언급하기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특별수사대는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북시흥농협 본점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시스)
경기남부경찰청 특별수사대는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북시흥농협 본점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시스)

북시흥농협을 둘러싼 미스테리

북시흥농협의 이번 대출이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규모 집단 대출이 한 은행 지점에 몰려 발생한 점이다.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직원과 가족 등은 사들인 논과 밭 중 단 한건을 제외하고 모두 북시흥농협에서 대출을 받았다.

이들이 사들인 땅은 100억원 남짓. 이 중 58억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북시흥농협에서만 43억원의 돈을 빌렸다.

이에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질 당시 북시흥농협이 투기 의혹과 깊게 연관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농협중앙회 “대출 과정에 문제없었다”

사태가 확대되자 농협중앙회가 나서 북시흥농협에서 이뤄진 대출을 들여다봤다. 북시흥농협은 전국 1100여개가 넘는 단위농협 중 한 곳이다.

농협중앙회 측은 조사 결과 대출 과정에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여러 담보 대출 중 하나인 토지담보대출은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동산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토지담보대출을 하기 위해 금융기관은 감정평가기관을 통해 감정가를 산정한다. 감정가는 대략 시세의 90%다. 이 감정가를 약 70%가 토지담보대출 한도가 된다. 즉 토지담보대출은 시세의 약 63%가 나오는 것이 대략적 관례다. 감정 시세가 1억인 땅을 매수할 경우 토지담보대출은 6300만원이 가능한 셈이다. 

농협중앙회와 북시흥농협은 LH직원들이 적게는 43%에서 많게는 69%까지 모두 규정 범위 안에서 대출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정 지점에서 대규모 대출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에 경찰과 금감원은 담보가치 대비 대출가능한도 외에도 농지담보대출 과정에서의 적정성 여부와 함께 북시흥농협과 LH직원간의 친분까지 폭넓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LH투기 사건을 계기로 비주택담보대출 취급 실태 전반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돼 상호금융 전반으로 점검이 확대될 조짐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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