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사면론에 역풍맞은 국민의힘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에 역풍맞은 국민의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4.27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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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압승, 하지만 사면론 곧바로 꺼내
사면론 꺼내자마자 지지율 하락세 돌아서

탄핵의 주역 2030세대, 국민의힘 지지했지만
2030세대 부정한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으로

국민의힘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4.7 재보선에서 압승을 했지만 그 압승의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뿐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을 꺼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많은 의원들이 사면론을 꺼내들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게 했다. 그동안 쌓아 올린 금자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는 평가다.<편집자주>

국민의힘이 재보선 승리 이후 바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하고 나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2년을 맞은 2019년 보수단체가 박 전 대통령 사면과 석방을 촉구하며 서울역을 출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행진을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재보선 승리 이후 바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하고 나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2년을 맞은 2019년 보수단체가 박 전 대통령 사면과 석방을 촉구하며 서울역을 출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행진을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을 너무 일찍 꺼냈다. 4.7 재보선 승리에 취하면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을 유권자들이 선택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이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원해서가 아니었다.

정치전문가들은 “차라리 공약으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내세워 심판을 받았다면 모를 일이었다”고 평가한다. 즉, 재보선 끝나자마자 사면론을 꺼내든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이야기다.

너도나도 사면론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사면론이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사면론을 꺼내들었다. 서병수 의원은 아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잘못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서 의원의 주장은 사실상 탄핵을 부정한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서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만큼 사면론은 국민의힘 내부를 흔들었고, 민심을 흔들었다. 국민의힘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였던 2030대 입장에서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사면론을 들고 나온 국민의힘이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승리에 취하면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보선에서 압승을 했기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율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국민의힘이 사면론을 꺼내들자 곧 지지율 하락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쏟아냈다. 그만큼 국민의힘이 4.7 재보선 선거결과에 대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이 승리에 도취하면서 오히려 오만해지고 교만해졌다는 평가다. 그것이 결국 사면론으로 불거졌다는 이야기다.

사면론 꺼내자 지지율 하락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4.9% 포인트 하락한 29.1%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9% 포인트 상승한 30.9%로 3주 만에 1위로 올라섰다. 다음은 국민의당(8.1%), 정의당(4.3%), 열린민주당(4.2%)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은 20대 지지율의 하락 때문이다. 해당 세대 지지율은 8.7%포인트 하락했다.

재보선 당시 2030대가 국민의힘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는 점을 비쳐볼 때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이 결국 국민의힘에게는 독이 됐다는 것이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만큼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탄핵 주역인 2030세대 부정

해당 여론조사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52.2%가 사면을 말하기 이르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사면해야 한다는 응답은 40.3%였다. 특히 30대는 67.5%가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젊은 계층에서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이유는 그들이 탄핵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2016년 겨울과 2017년 겨울 당시 탄핵 촛불집회를 주도한 계층이 젊은 계층이라는 점을 비쳐볼 때 이들이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했지만 국민의힘이 사면론을 꺼내들면서 다시 국민의힘에서 등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항이 됐다.

결국 국민의힘이 사면론이라는 자충수를 둔 셈이다. 한번 떠나간 민심이 다시 돌아오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비쳐볼 때 사면론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편,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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