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의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올해 제천국제영화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순조롭다는 말의 무게가 조심스럽지만. 영화제 측은 모든 진행 상황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제반 문제거리들을 철저한 방역시스템으로 차단하고 있다.
제천이라고 코로나19의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겠는가 만은. 이동 인구가 많은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방역과 안전거리 유지의 통제가 다소 용이하고 제천시의 안정적인 확진자 현황 수치는 영화제 측에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지난해에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제천지역의 수해로 인하여 부득이 영화제를 비대면으로 진행했었다. 작년에 관객과 소통하지 못한 아쉬움을 보상하듯, 올해는 축제를 다시 회복하자는 의미로 ‘다짐: Be Joyful’을 슬로건으로 정하고 축제의 흥을 돋우려 준비했다.
그러나 현실은 가혹하다. 창궐하는 팬데믹 상황은 축제를 가로막았다. 공들여 준비한 야외 상영과 공연들이 모두 취소됐다.
제천시민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개, 폐막식과 ‘원 썸머 나잇’등 야외 행사를 청풍호반에서 의림지 무대로 결정했으나 격상된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비공연장에서의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 공연 프로그램 ‘원 썸머 나잇 및’, ‘K-樂 콘서트’도 전면 취소됐다.
오프라인 상영 회차 역시 104회에서 80회차로 줄여서 상영된다. 국제경쟁, 한국경쟁, 올해의 큐레이터, JIMFFACE(짐페이스), 한국음악영화 복원 기획전 만은 극장에서 상영한다.
그외 모든 영화는 8월 12일(목)부터 8월 17(화)일까지 온라인 상영관 웨이브(wavve)에서 볼 수 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25개국 116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작은 도시 제천의 기적
13만5000명의 작은 도시 제천에서 음악과 영화를 주제로한 영화제가 17년째 개최되고 있다. 2005년 영화제 창설 기획업무를 보았던 이상천 제천시장은 영화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특히 2023년 완공 예정으로 동명초등학교 부지에 들어설 제천 예술의전당은 영화제 상영관으로 손색이 없도록 추진하고 있다. 7월 21일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이상천 영화제조직위원장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세계적인 영화제로 성장하도록 예산을 꾸준히 늘려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천시의 물심양면 든든한 지원과 후원이 이번 영화제 개최에 큰 동력이 됐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지탄과 비난을 감수하고 책임지야 할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는 극한상황이지만, 영화제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켰다.
‘다짐: Be Joyful’
"축제를 바이러스의 확산을 일으키는 모임 정도로 인식하고 여론을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그 어떤 무서운 적과 대면했을 때도 축제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축제를 통해 당면한 고난과 역경을 이기는 활력을 생산하기 때문입니다"라고 개막 인사말을 전한 조성우 집행위원장의 의지는 결연하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음악'과 '영화'가 아우르는 축제는 멈추지 않는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17일 오후 7시 제천시문화회관에서 2021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지원작 발표, 한국경쟁과 국제경쟁 수상작 발표, 그리고 축하공연으로 축제는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