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그리운 사람은?
당신에게 그리운 사람은?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1.09.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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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모든 것들은 그리움을 동반한다

[한국뉴스투데이] 류시화 시인은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가슴을 찡하게 하는 시를 썼다. 아름다우면서도 궁금해서 기필코 공감해내고 말겠다던 그 시절 소녀 감성이 문득 아련하게 떠오른다. 대단한 문학소녀는 아니었지만, 소녀 시절 누릴법한 그 어떤 감성에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했던 것 같다.

싯귀절에서 처럼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리운 마음에 대하여 소녀 감성이 저 멀리 달아나는 뒷자락을 간신히 부여잡고 생각해봐도, 야속한 세월 탓인지... 다양한 경험과 습득이나 닥친 현실 때문인지. 그때와는 사뭇 다른 감성과 함께 이성마저 등장한다.

문학적 소견이 부족해 시인의 히든 아젠다까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어차피 예술의 완성은 독자의 자발적 이해와 공감에서 이루어지는 영역도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그리움에 관한 고찰에서, 류시화 시인의 시가 소녀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꽤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단순하게는 사랑하는 연인과 잠시 떨어져 있을 때 그런 표현을 해본 것도 같다. 혹은 함께 있어도 곧 떨어질 것이 아쉬워 싯귀절이 떠올랐던 기억도 있다.

물론 그것은 진심이었고, 그런 표현을 마음속에 새기게 한 시인은 천재인듯싶었다. 어떻게 그런 말을 생각해 낼 수 있는지. 모두가 간혹 느낄 수 있는 그 감성을 한마디 말로 표현해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도 다른 의미에서조차 그 구절이 나를 또 생각하게 하는지.

아주 많은 그러한 천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를 위로하고 다독인다.

아마도 그것이 예술적 능력을 지닌 이들의 세상에서의 잠재적 의무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마저 든다. 그러한 많은 가르침과 깨우침 덕에 고맙게도 우리는 닥치지 않은 이별과 그에 대한 그리움까지 미리 준비하는 법을 조금씩 찾아가기도 한다.

헤어질 준비란 건 맘 먹은 듯 되어지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각자가 어떻게 그리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마음에서 잘 보내주는 의미 역시 깊게 되새겨 볼 수도 있다.

극단적 예로,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나의 보호자였던 부모님이 떠나는 상상을 해보자. 겪은 이라면 응당 공감하겠지만, 아직 내 곁에 계시는데 완벽한 이별을 준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혹여 내가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묻고 싶다. 보낼 준비가 되어 있는지 말이다. 아마도 대부분은 준비가 되어 보내고, 세월이 흐르면 잊혀지는 것이라고는 말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그립다는 것은, 옆에 있든 없든 너무나 사랑해서 늘 그립다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존재가 머잖아 곁에서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이, 그가 곁에 있어도 곧 느끼게 될 미칠듯한 그리움을 나누어 내게 계속 그립게 하는 건 아닌지.

그것이 떠나는 존재가 남은 이에게 베푸는 일종의 배려는 아닌지 하는 슬픈 고마운 마음이 저며온다.

삽화/ 박상미
삽화/ 박상미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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