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대화 시도
청와대 오히려 반응 신중
북한 의도 간파한 후 대화
지난 4일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남북대화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이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 충족돼야 남북대화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그동안 일방적으로 대화를 하자고 했고, 일방적으로 대화를 단절해왔기 때문에 청와대로서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북한이 남북대화에 확실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북한은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시켰다. 그리고 북한 선전매체인 ‘통일의 메아리’에서는 리철룡 조국통일연구원 연구사 기고문을 통해 우리를 향해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민족자주의 입장을 확고히 하라”는 내용의 촉구이다. 외세의 간섭이 아니라 우리끼리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불과 얼마 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
이같은 분위기는 불과 얼마 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지난 8월 한미연합훈련을 할 때만 해도 북한은 우리와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는 일이 없을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까지 했다. 나라의 수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할 정도로 북한은 우리와의 대화 자체를 시도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제안했고, 그것을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연일 종전선언에 대해 긍정적인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카드까지 역제안을 했다.
여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에게 도발이나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면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단절 55일만에 4일 남북통신선이 복원됐다.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그런 조치로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청와대는 신중한 모습이다. 통신연락선이 복원됐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통일부와 국방부가 설명한 것으로 정부 입장을 대신했다. 이는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의 이번 의도 간파해야
청와대는 북한이 대화에 나서게 된 의도를 정확히 간파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이중잣대 폐지를 내걸었다. 이중잣대라는 것이 결국 북한의 무기 개발을 도발이 아닌 자위권으로 인식해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 등을 할 때마다 우리는 도발로 규정했고, 그에 따라 유엔 제재 등을 더욱 강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북한은 도발이 아닌 자위권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대화를 요구하고 나면서 자위권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이런 이유로 청와대로서는 무조건 대화를 받을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자위권을 인정해주는 순간 유엔의 대북제재 역시 크게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결국 대화로 가겠지만
정치권에서는 결국 대화로 흘러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북한과의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을 앉는 것이 여의치 않은 북한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를 상대로 상당한 이득을 얻어내려고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무조건 북한의 대화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매정하게 뿌리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신중하게 접근을 하면서 그에 따라 남북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더욱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남북 대화가 자칫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선 후보를 도와주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