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직격탄 맞은 킥보드 지고, 전기자전거 뜬다
규제 직격탄 맞은 킥보드 지고, 전기자전거 뜬다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11.28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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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증가, ’노헬멧‧노면허‘ 규제
전동킥보드 주춤, 틈 노리는 전기자전거 반사이익

[한국뉴스투데이] 헬멧‧면허 의무화 그리고 불법 주정차 견인 조치 등 규제 직격탄을 맞은 공유형 전동킥보드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공유모빌리티 업계는 전기자전거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기자전거는 전동킥보드와 달리 헬멧 미착용 과태료가 없고 불법 주정차 견인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킥라니'를 비롯한 무분별한 전동킥보드 운행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각종 규제 속에 이용률이 급감하며 전동킥보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킥라니'를 비롯한 무분별한 전동킥보드 운행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각종 규제 속에 이용률이 급감하며 전동킥보드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증가, ’노헬멧‧노면허‘ 규제
전동 킥보드를 비롯한 국내 개인형 이동 장치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을 거듭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를 보면 국내 개인형 이동 장치 수는 지난 2017년 7만5,000대에서 2022년 20만대까지 5년 새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개인형 이동 장치 사고도 2018년 225건에서 2020년에는 897건으로 크게 늘었다.

개인형 이동 장치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 5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 장치 운전자는 제2종 원동기 장치 면허를 보유해야 하며 안전모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동승자 탑승이나 음주 운전도 금지됐다.

전동킥보드를 타는 운전자에게 범칙금을 부과한 건수는 개정법이 시행된 지난 5월 이후 계속해서 증가했다. 지난 6월 범칙금 부과 건수는 279건이었지만 지난달에는 469건으로 늘었다.

규제가 실제 적용되니 이용자들이 무더기 이탈하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실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퍼스널모빌리티 산업협의회(SPMA)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5월부터 공유킥보드 이용률은 50%가량 급감했다.

특히 대당 4만 원에 이르는 ‘견인료 폭탄’에 공유킥보드 업계는 사업 자체를 접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2019년 국내에 진출했던 독일 공유킥보드 업체 윈드(WIND)는 지난달 우리나라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시가 불법 주·정차된 전동킥보드 견인을 시작한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견인·보관료로 거둬들인 금액이 총 3억1,918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공유킥보드 업체들은 이용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도록 약관을 손보기도 했지만, 실제 적용하고 있진 않다. 이용자 이탈을 우려해서다.

◆전동킥보드 주춤, 틈 노리는 전기자전거 반사이익
공유킥보드가 규제에 묶이며, 투자자들은 공유 전기자전거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페달보조 방식의 전기자전거는 헬멧 착용이 의무지만, 과태료는 부과되지 않는다.

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도 탈 수 있고,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로 분류돼 적용 규정이 다르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앞서 지방을 중심으로 공유형 전기자전거 사업을 운영해온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부터 서대문구, 강동구 등 서울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지난달에는 알톤스포츠와 92억 원 규모의 전기자전거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알렸다.

스타트업 나인투원(서비스명 일레클)도 서비스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기존 전동킥보드보다 전기자전거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나인투원은 올해에만 경기도 오산, 과천, 고양, 시흥, 창원, 안양, 의왕, 용인 등 10여 개 수도권 지자체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메리바이크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엔씨엠, 유니콘바이크를 운영하는 천일리테일 등은 올해 초부터 각각 서울 잠원·이태원·용산, 서대문구에서 공유형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유형 전동킥보드를 운영해온 피유엠피(서비스명 씽씽)도 9월 대구를 시작으로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따릉이 등 공공자전거와 직접 경쟁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보았다. 가격 측면에서 전기자전거는 공공자전거보다 약 6배 비싸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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