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커스】 코로나19 여파로 화장장 부족...장례업계 대란
【위클리포커스】 코로나19 여파로 화장장 부족...장례업계 대란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3.26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월부터 3달간 발생한 사망자가 전체 누적 사망자의 60% 달해
화장장 자리 부족으로 원정화장 떠나고 5·6일장 지내는 등 혼란
보건부, 화장시설 운영역량 최대한으로 확대...관외 화장 허용도
코로나19 사망자 증가에 화장장 부족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전광판에 화장 관련 안내가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망자 증가에 화장장 부족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전광판에 화장 관련 안내가 게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규모가 폭증함에 따라 화장장 자리 부족으로 3일장이 불가해지는 등 장례 문제가 심화되자 정부는 화장장의 운영시간·운영회차를 최대한으로 확대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사망자 폭증

지난 1일 코로나19의 신규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20만명대를 돌파한 이후, 신규확진자 수는 8일 30만명대, 15일 40만명대, 16일 60만명대에 진입했다. 신규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사망자 규모 역시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00명대 안팎을 오가던 일일 사망자 수는 이달 초 200명대에 달했고, 중순부터는 3~4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의 증가가 확진자 수가 증가한 뒤 2~3주 뒤에 나타나는 경향을 고려하면, 현재의 사망자 규모는 신규확진자가 20만명대 수준이던 3월 초의 추이를 반영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신규확진자의 증가에 따른 사망자 증가의 여파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5일까지 3월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5798명이다. 지난 1월 1192명, 2월 1303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4.5배 가량 급증한 셈이다. 1월부터 현재까지 3달간 발생한 사망자(8293명)는 전체 누적 사망자(1만4294명)의 60%에 달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 이후 사망자의 폭증세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는 간접 사망자까지 포함하면 사망자 규모가 훨씬 클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리기간 내 사망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완치 후 기저질환이나 합병증이 악화돼 사망한 경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사망한 경우등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망자 급증에 장례업계 대란...국화 품귀 현상도

급격히 늘어나는 사망자 수에 장례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안치실은 물론 빈소, 화장장 모두 자리가 부족한 상태다. 화장장의 대기줄이 끝없이 길어지며 5·6일장은 물론 8일장까지 치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자리가 남아있는 화장장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른바 원정 화장을 진행하는 유족들도 늘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망 3일차 화장률은 지난해 12월 82.6%에서 올해 2월 77.9%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30%까지 떨어졌다. 서울·대전·세종 등 대도시에서는 한자리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화장장이 모두 만석 상태인 탓에 3일장을 치를 수 없는 유족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화의 가격도 치솟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국화 20송이는 평균 2만5807원에 판매됐다. 1년 전 가격인 6688원의 4배 이상 수준이다. 최근 경매에서는 국화 20송이가 5만원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겨울에는 난방비 문제로 국내 국화 재배량이 줄어드는 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수입에도 차질이 빚어진 점 등이 국화 대란의 배경이 됐다. 이에 근조화환 주문·제작 업체들은 국화를 구하지 못해 주문 자체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으로 화장장 부족 사태가 벌어진 3월, 국화의 품귀 현상도 더불어 빚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으로 화장장 부족 사태가 벌어진 3월, 국화의 품귀 현상도 더불어 빚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운영시간 연장 등 화장시설 가동률 최대한으로

이처럼 사망자 급증에 따른 장례 문제가 이어지자 보건복지부는 오는 4월 중순까지 화장시설 집중 운영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17개 시·도와 함께 화장시설별 운영시간을 연장하고, 화장 회차를 최대로 운영하는 식이다. 이미 매장돼있던 유골을 이장하거나 봉안시설·자연장지 등에 안치하기 위해 화장하는 ‘개장유골’ 화장은 보류하거나 최소화한다.

전국의 화장시설 중 일반인 사망자 화장이 가능한 곳은 60개소로, 평상시 기준 1일 1409건의 화장이 가능하다. 이 중 일반시신이 1044건, 개장유골과 사산태아 등이 365건이다. 일반시신 기준 1일 평균 3.3회(1044건) 가동돼온 셈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전체 60개소에 대해 1기당 최소 5회 이상, 수도권과 대도시 기준으로는 최대 7회까지 늘려 1일 1580명의 화장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1044회였던 일반시신 화장 역량은 지난 21일 기준 1424건으로 확대됐다.

다만 22일 보건복지부는 “대도시 중심으로 사망자 발생 및 화장 수요가 물리는 등 지역별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적용하던 1기당 7회 운영 지침을 60개소 전체에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관외 사망자 화장을 금지하는 지자체 역시 한시적으로 이를 허용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더불어 안치 공간의 부족이 심화될 것이 예상되자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장례식장·화장장 등에 여유공간을 확보해 안치냉장고를 추가 설치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냉장 컴프레셔를 이용한 실내외 저온 임시 안치실도 함께 구축된다. 추가 구축된 안치공간에는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끝냈음에도 화장 예약을 하지 못해 대기해야 하는 고인을 우선으로 안치한다.

보건복지부는 나아가 전국 지자체의 1136개 장례식장 모두에 코로나19 사망자 장례를 수용하도록 행정지도를 요청했다. 이에 코로나19 사망자도 일반 사망자와 같이 모든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를 수 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