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센 ‘켄타우로스 변이’ 국내 첫 확진 확인
정부, 50대·기저질환자 등 4차 접종 대상자 확대
[한국뉴스투데이]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며 재유행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전 변이들보다 전파력이 강하다고 알려진 BA.2.75 변이의 국내 첫 확진자까지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4차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예상보다 빠른 코로나19 재유행 돌입
안정세를 유지하던 코로나19가 확연한 재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대략 4000명에서 1만 명 사이를 오가던 확진자 수는 이달 접어들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6253명이었던 확진자 수는 이튿날 18147명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약 3배 이상 증가했고, 9일에는 45일만에 2만 명대를, 11일에는 56일만에 3만 명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 주별 일 평균 확진자 수는 1만2317명→9183명→7486명→7054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마지막 주에 8548명으로 증가세에 접어들더니 7월 첫째 주에는 1만5987명으로 일주일 만에 두 배 가량 증가했다.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 역시 2주 연속 1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재감염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지난 8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코로나19 재유행의 경고등이 하나둘 켜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국면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며 재유행 국면으로의 전환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가을쯤 재유행이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어, 당초 정부의 예상보다 한 철 빠르게 돌아온 셈이다.
이러한 재유행은 ▲오미크론 하위변이 중 하나인 BA.5의 빠른 확산 ▲BA.5의 강화된 전파력과 면역 회피 특성 ▲시간 경과로 인한 예방접종의 효과 감소 ▲여름철 이동량 증가 및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환기 저조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파력 강한 ‘켄타우로스 변이’ 국내서도 발견
아울러 우세종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BA.5의 뒤를 이어 지난 14일에는 국내에서도 BA.2.75 변이, 이른바 ‘켄타우로스 변이’의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인천에 사는 60대 A씨는 지난 8일 코로나19 증상을 느끼고, 사흘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무작위 표본검사에서 기존 변이들과 다른 유전자 구조가 발견돼, 방역당국이 정밀 검사를 하자 BA.2.75 변이임이 확인됐다.
문제는 A씨가 최근 해외에 다녀온 이력이 없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다른 BA.2.75 변이 확진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A씨와의 밀접 접촉자 4명 가운데 추가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접촉자들은 A씨와의 최종 노출일로부터 14일간 추적검사를 받게 되며, 방역당국은 감염경로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A.2.75 변이는 BA.2(스텔스 오미크론)에서 파생된 하위 변이로, 빠른 전파력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지난 5월 26일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후 인도를 중심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에서 지난 14일 기준 119건 보고됐다.
확산의 중심이 된 인도의 경우 지난달 20일 7.9%에 불과했던 BA.2.75 변이의 점유율이 일주일 만에 51.35%까지 치솟기도 했다. BA.2.75 변이는 스파이크 유전자가 36개로, 28개였던 BA.2 보다도 8개 많다. 이에 바이러스가 세포에 결합하기 쉽고 백신 접종 및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하기도 더 쉽다. 다만 치명율이나 중증화율 등은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4차 접종 대상 확대
이러한 상황에서 거리두기 제한이 없는 첫 휴가철까지 시작되면서, 휴가철 이후의 확산 증폭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전국 주요 관광지에 총 27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검역 및 방역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무안·양양 등 7개 공항에 검역 지원 인력 200여 명을 투입하고, 전국 주요 관광지에는 2500여 명의 방역관리 요원을 배치해 개인 방역수칙을 안내하고 실내 소독 및 환기를 실시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당면한 재유행 상황에서 고위험군의 중증·사망 예방을 통한 피해 최소화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예방접종이다.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자연 감소하더라도 위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는 유지되고 있다”며 4차 접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되는 4차 접종 대상자는 ▲50대 연령층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장애인·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자·종사자 등이다. 4차 접종은 지난 2월부터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및 정신건강증진시설 입소자 등을 중심으로 시작됐고, 지난 4월부터 60세 이상 연령층으로 확대해 시행돼왔다.
한편, 4차 접종 대상자의 사전 예약은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며, 3차 접종 후 최소 4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접종할 수 있다. 사전 예약자에 대한 접종은 내달 1일부터 시작하고, 18일부터 당일접종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