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시스템 가동 여부 및 화재 원인 규명
[한국뉴스투데이]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하 현대아울렛)에서 화재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에 대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40분부터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소방 당국 등 8개 기관에서 40명이 투입된 현장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특히 이들은 화재가 시작된 곳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 하역장 부근을 정밀 감식하고, 확산 경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하주차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지하 1층 하역장 인근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을 확인한 바 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26일 오전 7시 34분경 한 남성이 하역장에 1톤 화물차를 세운 다음 물건을 내렸고, 이어 4분 뒤 해당 남성이 자동차 짐칸 문을 닫고 이동한 뒤 10초 만에 차량 우측에서 불이 났다.
해당 남성은 아울렛 한 매장에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들어왔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정밀 감식 후에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남성은 불길을 목격한 뒤 황급히 빠져나가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친 바 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상자는 모두 아울렛의 개장을 준비하던 백화점의 하청·용역 업체 소속 직원이다. 소방 당국은 지하 1층 하역장에 의류가 많아 의류의 기름 성분 때문에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합동감식반은 현대아울렛이 소방안전점검 당시 지적받았던 내용을 개선했는지도 살필 예정이다. 지난 6월 3~12일 현대아울렛이 민간업체에 맡긴 소방안전점검에서 현대아울렛은 24건의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하 1층 주차장의 경우 화재 감지기 전선이 끊어졌거나 상태가 불량했고, 매장 주변 화재경보기와 피난 유도등도 교체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었다.
다만 스프링클러나 제연장치 등에서는 별다른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고, 현대아울렛은 지적된 사항들을 모두 개선한 뒤 그 결과를 유성소방서에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이날 합동감식에서는 화재 당시 소방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사고 현장에서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입원 중인 직원과 지역 주민에게도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 향후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대전경찰청은 수사부장을 본부장, 시 경찰청 형사과장과 유성경찰서장을 부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설치한 바 있다. 수사본부를 통해 경찰은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전경찰청은 유성경찰서장을 팀장으로 하는 사고 현장 대책팀을 가동해 교통 통제·정리, 소방 실종자 수색 지원, 초동 수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하고 있고, 대전지검도 수사지원팀을 꾸려 화재 원인 규명 수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현대백화점 측에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혐의가 확인될 경우 현대백화점은 상시 근로자 수가 50인을 넘기는 만큼 법의 적용을 받게 되며, 유통업계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