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질라, 여권 ‘노심초사’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질라, 여권 ‘노심초사’
  • 노인국 기자
  • 승인 2022.11.0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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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대신 ‘사고’ 표현 민심 잠재우기 돌입

경찰청, 이태원 참사 관련 보고서 작성
정부, 참사 대신 사고 표현 사용하라

국민의힘,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질라
민주당, 녹취록 전문 공개하면서 격앙

지난 주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정치권은 국가 애도 기간 동안 정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불거지지는 않고 있지만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게 되면 참사 책임론은 여야 정쟁의 한 가운데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정부 책임론이 나오고 있어 여권은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오는 주말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릴 예정으로 이태원 참사 이슈와 맞물려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편집자주>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 책임론이 일고 있어 정부와 여당은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 책임론이 일고 있어 정부와 여당은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 발생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시민단체와 온라인 여론 동향, 언론의 보도 계획 등의 정보를 수집해 정리한 내용을 담은 ‘정책 참고자료’를 작성해서 관계기관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는 일부 진보성향 단체들이 정부 책임론이 확대될 경우 정권 퇴진운동으로 끌고 갈 수 있을 대형 이슈라고 분석했다. 특히 여성단체의 성명서를 인용하면서 여가부 폐지 등 정부 반여성정책 비판에 활용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민간인 사찰과 유사

이같은 보고서에 대해 민간인 사찰 문건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자극적인 사진과 영상이 정부책임론을 부각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1일 언론사들이 자극적인 사진과 영상을 내보내는 것을 자제한 것을 두고 일종의 보도지침이 내려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언론사들은 희생자와 그의 유가족들 그리고 부상자 등이 겪을 트라우마를 우려해서 참사 당일 사진이나 영상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지난달 31일 경찰청이 보고서를 배포한 직후 발표이기 때문에 일종의 보도지침이 내려온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여권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이태원 압사 참사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때 ‘참사’가 아닌 ‘이태원 사고’라고 표시하고 희생자를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쓰라고 시도 지방자치단체에 지시했다.

또, 행정당국은 검은 리본을 달되 근조나 추모 등의 문구가 적히지 않는 것을 사용하라고 별도의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참사가 아닌 사고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현했다. 여권은 흡사 빨리 이번 참사가 잊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인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국가 애도 기간이라는 것을 정했다는 것 자체에 대한 불만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그것을 만들었다는 것은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분위기를 형성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여권은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참사’가 아닌 ‘이태원 사고’라고 표시하고 희생자를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쓰라고 시도 지방자치단체에 지시했다. (사진/뉴시스)
정부와 여권은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참사’가 아닌 ‘이태원 사고’라고 표시하고 희생자를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쓰라고 시도 지방자치단체에 지시했다. (사진/뉴시스)

정부 책임론은

그만큼 이번 사안이 정부 책임론으로 이어질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정부의 초기 대응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발언이 분노한 민심에 불을 지른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참사의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면피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을 분노한 민심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정쟁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에 야당이 공세를 취하지 않고 있지만 이 장관과 박 구청장의 발언을 두고 공세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이는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난 이후 상당한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야당의 공세

야당은 벌써부터 벼르고 있다. 현재는 국가 애도 기간이기 때문에 공세의 강도가 약한 편이지만 애도 기간이 끝나고 나면 이태원 참사에 대해 확실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참사 당일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112와 119 신고접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야당은 격앙된 분위기를 보였다.

녹취록에는 압사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빨리 경찰과 소방 관계자를 보내야 한다는 시민들의 다급한 제보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야당은 살릴 수 있었던 참사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노인국 기자 inkuk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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