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규모는 약 66조원에, 채무자는 10만명 추산
[한국뉴스투데이] 거래량 기준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가 파산을 신청했다. FTX의 부채 규모는 약 66조원으로 채권자는 10만명이 넘는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까지 언급되는 등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FTX는 130여개의 자회사 전체를 대상으로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날 FTX는 트위터 성명에서 전 세계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검토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는 자리에서 물러나며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FTX의 부채 규모는 최소 100억∼최대 500억달러(약 13조1600억∼65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FTX의 파산 위기는 지난주부터 경고음이 울렸다. 코인데스크는 FTX의 계열사 알라메다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자산의 대부분이 FTT토큰으로 구성돼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FTX가 발행한 FTT토큰을 알라메다가 대부분 구입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곧 재정 부실 의혹으로 확대됐다.
이에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는 바이낸스가 보유 중인 FTT 토큰 5억8000만달러(약 8000억원) 어치를 모두 팔겠다고 발표했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투자자들이 FTX에 있는 자산 인출을 시도하면서 '뱅크런'이 발생했다.
FTX는 파산을 막기 위해 최대 94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했으나 여의치 않자 결국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갔다.
채권자는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과 캐나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 기관투자자는 물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국내의 개인 투자자들도 피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FTX는 존 J 레이 3세가 CEO를 맡아 파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존 J 레이 3세는 구조조정 전문가로 지난 2001년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이 회계 부정으로 파산했을 때도 청산인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존 J 레이 3세는 12일 성명에서 “특정 자산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해 사실관계 검토에 착수했다”며 법 집행 기관 및 규제 기관과 협력해 FTX의 해킹 가능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 파산신청 직후 제기된 일부 자산의 해킹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FTX 파산 신청으로 제2의 리먼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리먼 브러더스는 1849년 설립된 미국의 4대 투자은행 중 하나였지만 2008년 파산하면서 금융시스템 위기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규모는 6700억달러로 당시의 원화 환율로 700조원이다. 이는 현재까지 세계 최대규모의 파산이라는 기록을 여전히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