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커스】 유동규·남욱·김만배 잇단 출소에 국면 전환...이재명 수사 본격화
【위클리포커스】 유동규·남욱·김만배 잇단 출소에 국면 전환...이재명 수사 본격화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11.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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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천화동인 1호 이재명 지분 있었다" 진술 번복
김만배 진술에 달린 신빙성...입장 변경 여부에 이목
검찰, 이재명·가족 계좌 추적 등 정조준 수사 본격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남욱 변호사가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남욱 변호사가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대장에 이어 남욱 변호사 역시 출소 후 대장동 사태에 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분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들의 진술이 의존하고 있는 김만배씨는 정작 출소 후 침묵하고 있어 재판에서의 진술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와 그 가족의 수년치 계좌를 추적하고자 영장을 발부받는 등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남욱 변호사 출소...전언으로 폭로전 지속

21일 오전 0시 5분경 남욱 변호사가 구속 기한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남씨는 지난해 11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남씨는 김만배씨 등과 함께 화천대유자산관리·천화동인 1~7호에 대장동 개발 이익 651여억 원을 몰아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대장동 비리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한 남씨는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재명 시장 측의 지분이라는 것을 김만배씨로부터 들어서 2015년 1월부터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을 통해 4040억 원을 배당받은 민간사업자 중 가장 많은 1208억을 받은 법인이다.

그간 남씨를  포함한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일당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김만배씨라는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남씨가 출소 후 천화동인 1호에 이 대표의 몫이 있었다며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검찰이 조사 당시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남씨는 "선거도 있었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겁도 났다.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정신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남씨는 대장동 사업에서 자신의 지분이 줄어든 것 역시 이 대표의 몫 때문이었다며 "김만배씨가 '내 지분도 12.5%밖에 안 된다, 49% 지분 중에 37.4%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 내가 갖는 게 아니다'라며'네가 25%를 가져도 민간사업자 중 비중이 크니 받아들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남씨는 지난 2014년 위례 사업 당시 아파트 분양대행업자 이모씨에게 받은 22억5000만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혔다. 남씨는 "이모씨로부터 22억5000만원을 받았고, 선거 기간에 이재명 시장 측에 전달된 금액은 최소 4억원 이상 된다"고 밝혔다. 

남씨는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3억2500만원을 전달한 시기와 경로, 전달 장소와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이 쓸 돈은 2000만원 정도이고, 김용 전 부원장 과정진상 실장과 등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대부분의 돈이 유 전 본부장을 통해 윗선으로 흘러들어갔다고 진술했다.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5일 오전 대장동 개발 의혹 재판에 출석하기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5일 오전 대장동 개발 의혹 재판에 출석하기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만배 진술에 이목

이같은 남씨의 진술로 자금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유동규 전 본부장을 거쳐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정진상에 전달됐다고 보는 검찰의 의심에 무게가 더해졌다. 앞서 지난달 20일 석방된 유동규 전 본부장 역시 출소 후 김용 부원장에게 대선 경선자금 8억원을 건넸고, 정 실장의 요청으로 3000만원을 마련해 아파트로 찾아가 전달했다고 밝히는 등 폭로를 이어왔다. 

유 전 본부장과 남씨 모두 이 대표 몫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들의 진술이 김만배씨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김만배씨의 발언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24일 오전 0시 4분경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김씨는 "소란을 일으켜 여러모로 송구스럽다. 법률적 판단을 떠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구치소를 떠났다. 전날 김씨는 입장문을 통해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판정 외에서는 입을 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 초기부터 김씨는 천화동인 1호의 실제 소유주는 본인이며, 700억원을 유 전 본부장 측에 주기로 한 것은 그를 달래기 위함이었을 뿐 그럴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또 김씨가 차명 지분이 있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할 경우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는 셈이 되고, 뇌물공여나 정치자금법 등 혐의가 추가될 수 있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대장동 재판에서도 김만배씨는 남씨의 폭로에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취지로 반응하기도 했다. 

대장동 일당의 잇단 출소 이후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지분을 밝히려는 검찰의 수사는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장동 일당의 잇단 출소 이후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지분을 밝히려는 검찰의 수사는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수사 본격화

이처럼 이 대표에 불리한 상황이 심화하는 가운데 대장동 수사는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향하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이 대표와 가족들의 수년치 계좌 추적을 위한 영장을 발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상과 김용에게 건네진 돈이 이 대표에게 넘어가 정치 자금으로 쓰였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정진상 실장과 김용 부원장 모두 구속된 상태다. 정진상 실장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1억4000만원을 받고 개발이익 428억원을 나눠갖기로 약속받은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정진상 실장은 구속이 적절한지 다시 판단해 달라며 법원에 요청됐지만 24일 법원이 기각하면서 구속이 유지됐다. 

김용 부원장 역시 지난 22일 지난해 4월부터 약 4달간 유 전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남 변호사에게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내달 23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어 김용 부원장은 지난 23일 사의를 밝혔고 민주당이 이를 수리하며 사퇴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와 3부는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제보자인 경기도청 전 비서실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 대표 자택에 보관돼 있었다고 진술된 억대 현금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당 직원은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배모씨가 이 대표 자택을 오가며 1~2억 수준의 현금을 유통했다고 진술한 바 있어, 검찰은 해당 진술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받은 돈에 연관돼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의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단행될 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모이고 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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