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모욕하는 듯한 악성 댓글에 분노했었다"
김미나 국힘 의원 막말
각계서 사퇴 요구 빗발
[한국뉴스투데이] 10·29 이태원 참사에서 친구 2명을 잃고 부상 치료와 심리 치료를 병행하던 한 고등학생 A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이 생전 악플로 힘들어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참사 관련 망언을 쏟아낸 김미나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생존 고교생 숨진 채 발견
14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2일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A군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한 끝에 오후 11시 40분경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A군을 발견했다.
경찰은 A군 외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휴대전화에 ‘곧 친구들을 보러 가겠다’는 메모와 ‘엄마·아빠에게 미안하다, 나를 잊지 말고 꼭 기억해 달라’는 내용의 영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지난 10월 29일 참사 당일 친구 2명을 잃었다. 유족에 따르면 A군 역시 의식을 잃었다가 누군가 얼굴에 물을 뿌려줘 정신을 차렸다. 부상 정도가 심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최근 학교로 복귀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A군은 참사 후 교내 심리 상담과 함께 매주 2회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보건복지부가 심리 지원을 위해 파악했던 유가족·부상자 명단에도 포함돼 있었지만 보건복지부로부터 심리 상담 지원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MBC와의 인터뷰에서 A군의 어머니는 “11월 중순 정도에 울면서 얘기한 적이 있었다. 연예인 보려고 놀러 가서 그렇게 다치고 죽은 거 아니냐는 등 죽은 친구들을 모욕하는 듯한 댓글들을 보며 굉장히 화를 많이 냈다”고 말했다.
김미나 의원 망언
15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족협의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경남지부는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미나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촉구했다.
김미나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우려먹기 장인들”, “제2의 세월호냐”, “나라 구하다 죽었냐”,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 등 막말을 쏟아냈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3일 창원시의회의원 일동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를 창원시의회 누리집 첫 화면에 게시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페이스북을 탈퇴해 다른 사람이 글을 볼 수 없게 하고, 이날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요청해 사과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김미나 시의원을 도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한 상태다. 경남 창원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작성해 창원시의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창원시의회에 전달한 항의서한에서 “이번 망언 사건은 단순히 국민의힘 경남도당에서 윤리위원회에 회부한 조치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주민을 대표하고 의원의 품위를 유지해야 할 의원이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망각한 채 수 차례 유가족에게 혐오와 비하 발언을 했다. 현격한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이 주민을 대표하여 의원직을 수행한다는 것은 유가족 뿐 아니라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함께 비통해하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창원시의회에 김미나 의원의 의원 자격을 박탈할 것을, 국민의힘 경남도당에 김미나 의원 제명 등 당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오후 유가족협의회는 창원중부경찰서에 김미나 의원을 상대로 형법상 모욕죄,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한편, 창원시의회는 징계요구서를 접수한 뒤 오는 21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통해 김 의원 징계 건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할 것으로 보인다. 징계의 종류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사과, 30일 내 출석 정지, 제명 등 4가지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제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