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기획】 금리인상, 파월의 말에 흔들린 경제
【연말기획】 금리인상, 파월의 말에 흔들린 경제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12.2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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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최고치 보인 미국 물가
파월, "금리인상해 물가 잡을 것"

총 7차례에 걸쳐 4.25∼4.50%로
내년도 인상, 최종금리 5% 이상

【연말기획】 올해 경제를 뒤흔든 인물

① 금리인상, 파월의 말에 흔들린 경제
② 루나 사태가 촉발한 가상화폐 위기
③ 빈살만 광폭 행보에 주목하는 까닭

올 한해 연속적으로 인상된 기준금리는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미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의 한 마디에 금리는 물론 증시와 부동산 시장까지 흔들렸다. 여기에 루나 사태와 FTX의 파산으로 인한 가상화폐의 위기는 뜨거웠던 코인 열풍을 잠재웠고 가상화폐에 대한 회의론에 힘을 보탰다. 국제적으로는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각국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는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광폭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뉴스투데이는 2022년 경제를 뒤흔든 파월 의장과 권도형 루나 대표, 빈살만 국왕의 발언과 행보를 되짚으면서 올해를 마무리한다. <편집자주>

올해 파월 연준 의장은 매파적 발언으로 금리인상을 이끌었고 이에 연준은 7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파월 연준 의장은 매파적 발언으로 금리인상을 이끌었고 이에 연준은 7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와 이상기후, 인플레이션 위기 등 미국 경제가 역사상 유례없는 중대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의장인 제롬 파월은 올 한해 경제면에서 가장 많이, 자주 언급된 인물이다.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 물가를 달성한 미국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2007년 이후 15년만에 최고치의 금리를 인상했다. 그간 파월 의장은 올빼미파로 분류돼 왔으나 올해는 매파적 발언으로 총 7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이끌었다. 

미국 물가 40년만에 최고치, 인플레이션 우려

올해 미국은 1982년 이후 40년만에 역대급 물가 상승을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식품 가격 상승이 이어져오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마저 오르면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가 올랐고 지난해 동월 대비 7.5%가 상승했다. 이는 198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연준은 금리인상 카드를 꺼냈다. 지난 1월 기준금리는 제로 수준(0.00~0.25%)이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정례회의에서 "지난해 12월 FOMC 이후 인플레인션이 악화됐다"면서 “곧(soon)”이라는 표현으로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파월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뉴욕증시와 다우지수는 일제히 하락했고 언론들은 일제히 올해 예정된 7차례의 FOMC에서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추측을 내놨다.

2월에도 CPI가 전년 동월 대비 7.9%가 상승하면서 추측은 확신으로 변했다. CPI는 소비자의 시각에서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측정하는 것으로 구매 동향 및 인플레이션의 변동을 측정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실제 수치가 예상치보다 높은 경우 미달러화 가치 및 전망이 긍정적으로, 반대로 낮은 경우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어 3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5%가 상승하는 등 물가상승율이 계속 고공행진을 보이자 연준은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3월 17일 미 연준은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0.25%p는 베이비스텝으로 금리를 올리는 가장 통상적인 인상폭이다. 이로 인해 2년간 이어진 제로 금리시대가 막을 내렸고 파월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더 빨리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계속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도 올해 예정된 6차례의 회의에서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것이 예고돼 금리인상은 사실화됐다.

미국이 12월에도 기준금리를 0.5%p 인상해 최종금리가 4.25~4.50%가 됐다. 이에 한·미 금리 차이가 1.25%포인트로 확대돼 내년 금리 결정에 한국은행의 고심이 커졌다. (사진/뉴시스 그래픽)
미국이 12월에도 기준금리를 0.5%p 인상해 최종금리가 4.25~4.50%가 됐다. 이에 한·미 금리 차이가 1.25%포인트로 확대돼 내년 금리 결정에 한국은행의 고심이 커졌다. (사진/뉴시스 그래픽)

22년만의 빅스텝과 네 번의 자이언트 스텝

이후 4월에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파월은 1980년대 초반 연준 의장인 폴 볼커를 언급하며 22년만의 빅스텝을 예고했다. 볼커는 취임 당시 물가 인상을 잡기 위해 11%였던 기준금리를 1년만에 20%까지 끌어올려 물가를 잡은 인물이다. 파월의 예고대로 연준은 5월에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p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고 파월은 “경제적 고통을 어느정도 감내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인상을 강행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인상이 최선이라는 기존의 기조를 유지했다. 

이어 연준은 6월에는 한꺼번에 0.75%p의 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고 파월은 “물가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가 보이기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될 것”이라며 매파적 기조를 확인했다. 28년만에 단행된 연준의 금리인상에 자이언트스텝에 각국 증시가 흔들렸지만 그럼에도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며 41년만에 최고치를 단행하자 연준은 7월에도 다시 한번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파월은 “최근 일자리는 견조하고 실업률은 낮은 반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파월의 매파적 발언은 8월에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절정에 달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은 잡는데 가계와 기업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당분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 수준으로 되돌리는 게 현재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강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은 금리 인상을 쉬어갈 때가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데는 불행히도 비용이 따르지만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 말했다. 

잭슨홀에서의 파월 발언은 금리인상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9월에 자이언트스텝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파월은 잭슨홀에서 발언했던 “keep at it”을 거듭 사용했다. keep at it은 경기 침체에도 금리를 계속 올려 인플레이션을 잡은 폴 볼커 의장의 저서 제목으로 금리인상과 고금리유지 등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연준은 11월에도 또 자이언트스텝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파월은 네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에도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며 “아직 갈길이 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3.25%에서 연 3.75~4%로 올랐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연준은 12월 점도표에서 내년 말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5.00~5.25%로 예상했다. 중간값 전망치는 5.1%다. (사진/픽사베이)
연준은 12월 점도표에서 내년 말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5.00~5.25%로 예상했다. 중간값 전망치는 5.1%다. (사진/픽사베이)

끝까지 올린 금리,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

지난 13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FOMC에서도 연준은 기준금리를 0.5%p 인상해 미국 기준금리를 4.25∼4.50%로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다. 당초에는 마지막까지 연준이 0.75%p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하며 주춤한 것이 반영돼 빅스텝에 그쳤다. 그럼에도 파월은 “가파른 긴축의 효과가 아직 체감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려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여전히 금리인상을 외쳤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려면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면서 “그 전까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12월 점도표를 보면 내년 말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치는 5.00~5.25%로 최종금리 중간값 전망치는 5.1%다. 이는 지난 9월 점도표에서 제시된 4.6%보다 높아진 수치다. 

그간 파월은 올빼미파로 분류돼왔다. 이는 매파(통화긴축 선호)도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도 아닌 중도파 성향을 가진 부류다. 특히 파월은 이같은 중도적 성향에 융통성이 강점으로 꼽혀온 인물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파월은 공화당원 출신으로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 당시 연준 의장으로 선임됐고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유임을 결정하면서 2연임으로 연준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올 한해 파월은 매파로 금리인상을 이끌어왔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단순히 돈의 가격을 올린다는 기본 개념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 예적금의 이자가 올라 저금을 하는 사람이 늘고 비싼 금리에 돈을 빌리는 사람과 돈을 쓰는 사람이 줄면서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물가는 내려가지만 경기가 침체되는 부작용이 따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축화폐인 달러에 민감하다. 원화가 달러에 비해 하락하는 것을 막으려고 금리폭을 줄이는 것이 금융통화 정책의 기본으로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마다 함께  금리를 올리고 있다.

특히,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위원 19명 중 17명이 내년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전망했고 7명은 기준금리가 5.25%를 넘을 것이라 예상해 내년에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계속된 금리인상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시장은 파월의 발언과 연준의 최종 금리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시장은 계속된 금리인상을 과대 긴축으로 보고 내년에는 연준이 전망한 목표금리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에는 파월이 어떤 발언을 할 지 주목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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