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다섯 번째로 석탄화력발전량 많은 강국
“뇌줄증, 허혈성 심장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영향
산업 혁명의 역군에서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한 석탄은 현대 사회, 환경 문제에서 계륵 같은 존재다. 동시에 전세계가 ‘탈석탄’을 외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 한국 등은 석탄 발전을 확대하는 아이러니한 시대다. 석탄과의 전쟁, 그 이면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과 패를 쥐고 있는 석탄 강대국들 그리고 무엇보다 파괴되는 자연의 모습을 낱낱이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미국 경제 이끌었던 ‘석탄’
석탄을 정확히 정의하자만 ‘지표에 퇴적된 유기물질이 물리 화학적 변화에 의한 탄화작용으로 생성된 물질이다. 1975년 국제석탄학회는 ‘성분 내에 중량 50%이상의 탄소분이 함유되어 있고, 용적 79% 이상의 탄소분이 함유되어 있어야 석탄이다’라고 정의 내리기도 했다.
주로 탄소로 된 석탄에는 수소와 산수, 질소와 황, 무기물이 포함 돼있다. 탄소의 집합체인 만큼 열을 가하면 연소하며 에너지를 발산한다. 석탄의 건류 코크스는 다른 유기질 지하자원과 비교했을 때 탄소함유량이 워낙 많아 고온 건류한 뒤 코크스, 가스, 타르를 생산하는 코크스업이 경제의 급속한 발전에 의해 현저하게 진전된 분야다.
석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활성탄이다. 목탄(숯) 자체가 탈색, 탈 가스 등의 흡착작용을 하는 것은 이미 17세기경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덕분에 목질계 원료를 부활에 의해 흡착 성능을 증대 시킨 활성탄이 식품, 약품 공원 등에서 빼어난 공업용 흡착제로서 널리 산업계에 이용됐다.
미국이 경제를 이끄는 동력이 된 것도 다름아닌 석탄이다. 1800년대 신대륙에서 석탄 수입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1812년 전쟁으로 영국이 미국으로의 석탄 수출을 차단하자 자체 에너지원을 찾던 미국은 북미대륙에 무한정으로 묻혀 있는 탄광을 발견 하게 되고, 그 때부터 본격적인 탄광개발이 시작된다.
기후변화 심화하고 건강 위협
이렇게 생겨난 석탄화력발전소는 전세계 곳곳을 차지했다. 최근 국가지표체계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현재 13개 부지에 총 57기(3만 5,828.7MW)의 석탄화력발전기가 운전 중에 있다. 총 발전량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현재 41.9%로 발전 에너지원 중 비중이 가장 높다.
한국의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국제적으로 높은 편이다. 주요 석탄 수출국인 호주와 제조업 강국인 독일을 제외하면 한국의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높다. 한국의 석탄화력발전량은 전 세계 석탄화력발전량(9,914TWh)의 2.5%를 차지하면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
2019년 기준 석탄화력발전량은 중국(4,876TWh)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어 인도(1,181TWh), 미국(1,070TWh), 일본(329TWh), 한국(246TWh), 남아프리카공화국(222TWh), 러시아(188TWh), 독일(182TWh)와 인도네시아(174TWh), 호주(154TWh)의 순으로 많다.
석탄화력발전은 석탄의 채굴부터 연소까지의 전 과정에서 수은·비소·크롬·니켈·카드뮴 등의 중금속과 질소산화물·황산화물·미세먼지(PM2.5) 등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이러한 유해대기오염물 질은 다양한 역학연구를 통해 과 같이 뇌·심장·호흡기·혈관계·생식계통 등의 질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결국 석탄은 기후변화를 심화 시키고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됐다. 기후변화 완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세상에 이상 기온과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오늘의 현실에서 이산화탄소의 주요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은 ‘탈석탄’을 외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
매년 미국에서 7,500명 조기 사망
석탄 연소는 이산화황, 질소 산화물, 미립자 물질 및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다양한 대기 오염 물질을 방출한다. 이러한 오염 물질은 스모그, 산성비, 천식 및 폐암과 같은 호흡기 문제에 기여한다. 환경 보건 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석탄 화력 발전소의 대기 오염은 매년 미국에서 약 7,500명의 조기 사망과 500,000건 이상의 천식 사례의 원인이 된다.
2011년 미국 환경보호청은 석유 및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배출기준을 강화하며, 이에 따른 건강 편익을 추정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배출기준의 강화로 매년 4,200명에서 11,000명에 이르는 조기사망, 2,800명의 만성기관지염, 4,700명의 급성심장질환, 130,000명의 급성천식발병, 5,700명의 병원 및 응급실 내 원자 수 등과 같은 건강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매년 370억에 서 900억 달러에 이르는 이익이 발생한다고 환경보호청은 밝혔다.
2013년 건강환경연대(The Health and Environment Alliance: HEAL)에서 발표한 보고서 ‘미지불된 건강 비용 청구서(The Unpaid Health Bill)’에 따르며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에 의해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해마다 약 18,200명이 조기 사망하고, 약 8,500명의 새로운 만성기관지염 환자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연간 4백만의 작업손실일수가 발생한다. 이것을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약 155억유로에서 428억 유로(61조2000억원)에 이른다.
그린피스, “한국서 1,600명 조기 사망”
2014년 그린피스는 하버드 대학 다니엘 제이콥 교수 연구진과 함께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에 의한 건강영향을 연구한 바 있다. 연구에 사용된 조기 사망자수 방법은 미국 환경보호청의 미세먼지 건강위험성 정량적 평가(Quantitative Health Risk Assessment for Particulate Matter)와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를 토대 로 미세먼지 조기사망자수를 연구한 방법에 따랐다.
연구 결과 국내에서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매년 뇌졸중, 허혈성 심장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암, 기타 심폐질환 등으로 최대 1,600명의 조기 사망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그린피스는 여기에 향후 계획된 석탄화력발전소의 설치·운영으로 발생될 미세먼지까지 추가하면, 조기 사망자 수는 최대 2,8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석탄 대국 중국, 지난해 생산량 최고치
뿐만 아니라 석탄은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 가스 배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 따르면 에너지를 위한 석탄 연소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4%를 차지한다. 이러한 배출물은 지구 대기에 열을 가두어 기온을 상승시키고 해수면 상승, 더 빈번하고 강렬한 폭염, 강수 패턴의 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영향을 초래한다.
특히 석탄의 생산량과 소비량, 수입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중국에선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대기오염의 피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 질병에 의한 부담 피해에 관한 프로젝트 (Global Burden of Disease project)에 따르면, 2010년에만 중국의 조기사망자 가운데 120만명이 석탄화력발 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PM2.5)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린피스 역시 2012년에 베이징·상하이·광저우·시안에서 미세먼지(PM2.5)의 노출로 8,572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미 2017년 이후 대기오염이 심각한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주요 3개 지역에 대해 석탄 소비량을 감소시킬 규정(안)을 마련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석탄 생산량이 역대 최고를 찍는 등 찬소저감 목표 실현은 이미 물 건너간 모양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2022년 1∼11월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40억9천만t으로, 2021년 동기 대비 9.7% 늘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산시(山西)와 산시(陝西), 네이멍구, 신장 등 중국의 4대 석탄 기지에서 전체의 81%를 생산, 석탄 생산과 공급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주력군' 역할을 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