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일회용품 넘쳐나던 축제, “이제 변한다”
[글로벌 트렌드] 일회용품 넘쳐나던 축제, “이제 변한다”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3.06.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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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재즈 페스티벌’ 친환경 축제로 변화 도와 ‘호응’
글로벌 친환경 축제 트렌드 진행 ‘용기 반납 시 토큰 제공’

[한국뉴스투데이]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으로 사회적으로 지탄받던 축제 문화가 코로나 이후 변화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의 친환경 축제들이 다양하게 개최되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이후 축제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서울세계불꽃축제 다음날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의 모습. (사진/뉴시스)

쓰레기 없는 페스티벌로 변신

서울시 마포구의 이지수(34) 씨는 지난 5월 26일 올림픽 공원 일대에서 열린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 놀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반입이 안 될 뿐더러, 음식점 대부분에서 다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 관람객들은 음식점 코너에서 다회용기에 담긴 음식으로 식사한 뒤 지정 공간에 반납했다.

쓰레기를 버리는 곳도 특별하다. 10여 명 가까운 스탭이 참가자들의 재활용을 돕는다. 마치 재활용 공장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스탭들을 보고 이지수 씨는 “축제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환경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생각에 즐거움이 배가 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축제 시장에는 ‘친환경’이 트렌드다.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서울재즈패스티벌 2023’는 서울시가 지원한 친환경 축제였다. 서울시는 1회용 폐기물 감량을 위해 ㈜더그리트를 비롯한 다회용기 서비스 업체들을 올해 민간보조사업자로 선정하여 카페·야구장 등 다중이용시설 및 대규모 축제·행사에 다회용기 사용을 지원했다.

행사장 내 16개 부스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다회용 컵과 용기, 숟가락과 포크 등을 제공했는데, 다회용기 수거함 내부는 세균번식 방지 기능이 있어 낮 기온이 오르는 야외공간에서도 위생적으로 관리되며, 수거한 다회용기는 애벌세척, 초음파 세척, 고온고압 세척, UV살균 등 7단계의 세척 과정을 거쳐 재사용했다.

서울시는 축제 기간 16개 식음료 판매부스에서 일 평균 약 3만 개, 3일간 약 9만 개의 다회용기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1회용품 사용 대비 폐기물처리비용이 8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뉴시스)
광안리어방축제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 해 축제는 야간 고기잡이를 재현한 횃불을 휘발유 대신 LED 전구로 전면 교체했다. (사진/뉴시스)

무대 최소화하거나 없애, 지방 축제의 혁신

지역 축제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과 21일에 열렸던 ‘수원연극축제’은 친환경 축제의 대표 주자. 매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업사이클(새활용) 체험 프로그램과 플리마켓(포레마켓)을 운영했고 푸드존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행사 진행을 위한 부스와 공연 안내를 위한 설치물은 수량을 최소화하고 목재 등 친환경 소재로 제작했다. 시민들의 편리한 축제 관람을 위해 호매실·더함파크 셔틀버스 운영 등 교통편을 운영해 탄소 발자국 줄이기를 실천했고 인쇄물에도 코팅 소재를 사용하지 않았다.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부산광역시 광안리 해변과 수영사적공원 일대에서 열린 ‘광안리어방축제’는 탄소 중립을 키워드로 잡았다. 축제는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는 탄소중립,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제를 만들기 위한 첫 변화로 지역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축제의 모든 먹거리부스에서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만 사용했고 옛 좌수영어방에서 어민들이 횃불을 밝히고 야간 고기잡이를 했던 모습을 재현한 ‘진두어화’에서 횃불(휘발유 사용) 대신 LED 전구로 전면 교체하여 어선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한 환경 유튜버와 함께 광안리 비치코밍(해변환경정화) 활동을 진행했다.

같은 날 평택에서 열린 ‘제 19회 평택환경축제’도 평택 최초로 플라스틱 없는 축제로 재탄생했다.축제 주최측은 축제에 쓴 모든 제품은 친환경 생분해 제품을 사용하고 다회용기와 텀블러를 권장해 쓰레기 발생량을 최소로 줄였다.

그런가 하면 친환경을 주제로 한 축제도 있다. 지난 6월 3일과 4일 포항시 양덕체육공원에서 열린 ‘2023 포항 리코페스타’는 지난 1월 포항시가 경북도 미색(微色, 작지만 색깔있는) 축제 공모에 선정된 사업으로, 자원순환의 리사이클(RECYCLE)과 친환경을 담은 에코(ECO)를 결합한 경북 최초 시민주도형 친환경축제다. 지역 장터엔 100여 명의 시민 셀러가 플리마켓에 참여했고, 50여 개 지역 창업자와 제로웨이스트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문화예술 에코 체험프로그램, 자원순환 전시, 어린이 환경학교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구 환경 그리기 대회도 진행됐다.

‘춘천마임축제’는 푸드코트에서 1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도입해 쓰레기를 줄이고 포스터와 리플릿을 손수건으로 대체해 1회성 홍보물을 줄였다. 또‘강릉커피축제’는 관람객 모두가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도록 사전에 유도하고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쓰레기 배출을 줄였다.

(사진/뉴시스)
세계적으로 친환경적인 축제들이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축제는 환경의 지속 가능성과 탄소 배출을 환원하려 노력하고, 참가자들의 환경 경각심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사진/픽사베이)

영국, 일본, 코스타리카, 지속가능성 축제 앞장서

사실 친환경 축제는 이미 전세계적인 트렌드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음악 축제 중 하나인 영국의 ‘글라스턴베리 페스티벌’은 대표적인 친환경 축제다.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 재활용과 퇴비화 촉진, 대중 교통 이용 장려 등의 계획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재생 에너지를 바로 생산하기도 한다.

국제적인 요가 축제인 ‘원더레스터’ 역시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폐기물 감소, 재활용, 퇴비화 및 재생 에너지 사용과 같은 환경 친화적인 방법을 실천한다. 참가자에게 재사용 가능한 물병과 용기를 가져오도록 권장하며, 식수대를 따로 마련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악 축제인 ‘후지록 페스티벌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친환경 축제다. 재활용, 폐기물 감소 및 에너지 절약을 촉진하고 참가자들은 재사용 가능한 컵과 용기를 가져온다. 재활용품을 반납할 경우 토큰을 제공해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코스타리카의 ‘인버전 페스티벌’은 코스타리카의 아름다운 정글에서 개최되는 지속 가능성, 공동체에 초점을 맞춘 축제다. 축제 참가자들은 대부분 카풀이나 대중 교통을 이용하고, 축제는 셔틀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지 장인과 지속 가능한 판매업체를 선정해 지원한다.

미국의 ‘오리곤 컨트리 페어’는 재활용과 퇴비화를 촉진하고 대안 교통 이용을 장려한다. 지속 가능한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환경 친화적인 활동을 하는 축제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축제다. 이 외에도 포르투갈의 ‘붐 페스티벌’은 재생 에너지 원천, 퇴비화 화장실, 유기농 음식 옵션, 폐기물 관리 시스템 등을 실천한다.

(사진/뉴시스)
지난 6월 4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서울광장에서 열린 '우리가 그린(Green) 페스티벌' 제로 웨이스트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버려진 현수막으로 만든 옷을 입고 워킹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충청북도, ‘일회용기 없는 친환경 축제’ 만들기 도약

친환경 축제를 위한 노력이 가속화 되는 가운데, 몇몇 지자체들도 친환경 축제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제28회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해 서울광장에서 기후·환경·에너지·자원순환을 체험하는 ‘우리가 그린(Green)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페스티벌’은 ‘불편함에 즐거움이 있다’는 주제로 그동안 불편하게 느껴지던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을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4일 오후 행사 폐막식 피날레 행사로써 진행되는 제로웨이스트 패션쇼는 한국소잉디자이너협회 소속 소잉디자이너들이 참여하여 패션기업의 재고 데님의류 등을 활용하여 업사이클 컨셉으로 만든 의상과 가방 등의 작품이 소개되어 큰 호응을 받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로카페, 제로식당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구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겠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 5월 30일, 충청북도는 도내 주요 축제를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일회용기 없는 친환경 문화축제’로 만들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충청북도는 업무협약을 통해 11개 기관은 도내 12개 주요 축제장을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친환경 축제장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구체적인 협약내용은 △축제장 내 식당에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사용 동참 △축제장 내 쓰레기 발생량 줄이기·재활용품 분리수거에 적극 협조 등이다.

김영환 도지사는 “일회용기 없는 친환경 문화축제는 충청북도의 신산업과 문화예술·생태환경의 공존, 탄소중립 사회로의 진입을 상징하는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청정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로 향하는 발걸음의 하나로 충북도에서도 일회용기 없는 축제를 위한 지원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충청북도는 앞으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1,056천개를 축제장 내 식당에서 사용하게 된다. 충청북도는 이를 통한 일회용품 폐기물 발생 저감량은 일일 발생 생활폐기물의 4.68% 감소된 528톤이며 탄소배출 저감량은 나무 108,021그루를 심은 효과를 내는 983톤으로 추산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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