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는 시원하다면서 정치적 부메랑 우려
[한국뉴스투데이]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잇달아 내놓은 발언에 비명계가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초선 의원들을 대학생 제자 취급을 했고, 중진인 이상민 의원에게 경고를 했을 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경고를 날리는 등 그야말로 좌충우돌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행보에 대해 당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것이 자칫하면 혁신위와 비명계의 충돌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학생 비유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거침이 없다. 김 위원장이 내놓은 발언들마다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위가 ‘이재명 지키기 위원회’라는 당내 비판이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비명계를 겨냥해서 들어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비명계에 가혹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비명계는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이럴 거면 혁신위를 해체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민주당에 들어와서 보니 약간 온정주의가 있다면서 문제가 발견되면 제도가 작동하는 과정이 조금 늦어 시기를 놓치는 듯 하다고 비판했다. 이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의혹 논란에 늑장 대응한 당 지도부를 비판한 것이다.
당내 분위기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는 분이 여럿 계시고 지나칠 정도로 자유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개인 정치를 하기 위해 툭툭 튀어나오는데 그 언어가 어느 수위를 넘어 분열을 조장하는 경우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 초선 의원들에 대해서는 “소통이 잘 안 되고 자기 의견에 대한 정리가 덜 됐다”면서 “코로나가 가지고 오는 문제점들이 이 국회 안에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가 3월에 금감원에서 임기를 마치고 학교(대학)으로 돌아가 코로나를 겪었던 학생들을 만났을 때, 그 전에 가르쳤던 학생과 코로나를 겪었던 학생들의 차이가 아주 심각할 정도로 있더라”며 “그들이 학력 저하가 심각했는데, 초선이 코로나 때 딱 그 초선들이더라. 그래서 소통이 잘 안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초선 의원을 마치 대학생 제자와 같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당 내에서는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다만 최근 김 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체제에 대한 평가 요구는 “계파 갈등의 성격을 가진 특정인에 대한 불만”이라고 평가했다.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서는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절체절명 상황에서 당 원로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비명계 부글부글
이같은 소식에 비명계는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설훈 의원은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쏟아낸 속내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원욱 의원은 “왜 민주당의 지지도는 고착돼 있을까에 대한 평가를 하고 그것을 고쳐가는 것이 혁신위”라고 언급했다.
윤영찬 의원은 “현 이재명 체제를 건드리지 않겠다고 해버리면 문을 닫아놓고 길을 찾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힐난했다.
비명계에서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 대표가 자신의 손에는 피를 묻히기 싫으니 결국 혁신위를 통해 피를 묻히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결국 비명계 학살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 안팎에서 김 위원장의 언행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으면서 이대로 라면 차라리 혁신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명계도 부담
혁신위에 대해서 비명계는 물론 친명계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물론 친명계 입장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이 ‘시원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자칫하면 정치적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친명계의 목표는 ‘대의원제 폐지’와 ‘국민경선’인데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김은경 혁신위가 상당한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자꾸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 그에 따라 정치적 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친명계로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은 당분간 마이웨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현 민주당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