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국가채무 1110조원, 나라 살림 '빨간불'
【투데이경제】 국가채무 1110조원, 나라 살림 '빨간불'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0.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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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월간 재정동향 10월호’ 발표
올해 8월까지 국가채무가 11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정부가 올해 말 전망치로 예상한 국가채무 1101조700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사진/뉴시스)
올해 8월까지 국가채무가 11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정부가 올해 말 전망치로 예상한 국가채무 1101조700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올해 8월까지 국가채무가 11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정부가 올해 말 전망치로 예상한 국가채무 1101조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라 살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여기에 미국의 통화긴축이 장기화 국면을 보이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재정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8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1110조원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가 1110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12조1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전년 말 대비로는 무려 76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지방정부 채무는 연 1회 산출되기 때문에 이번 재무동향에는 중앙정부 채무만 산출됐다.

국가채무란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 국내외에서 빌린 돈, 말그대로 국가가 갚아야 하는 빚을 말한다. 국가채무는 중앙정부채무와 지방정부채무, 국가보증채무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중앙정부채무는 한국은행이나 민간 등을 통해 빌리는 국내차입금과 해외차관을 들여온 해외차입금, 국가가 발행한 국채, 공공사업을 외상으로 진행하면서 생긴 국고채무 부담행위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지방채와 지방교육채 등이 포함된 지방정부채무도 국가채무가 된다. 현재 국가채무의 공식통계에 사용되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은 중앙정부채무와 지방정부채무로 이뤄져 있다.  이밖에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국가보증채무도 국가의 채무로 잡히지만 이는 따로 산출하는 것이 보통이다.

국가보증채무는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이나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사들이면서 발행한 부실채권정리기금채권,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위해 외국에서 차입한 금액 등이 모두 포함된다. 즉 공공기관이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에 정부가 보증을 서준 경우 당장에는 국가채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구조조정이 끝난 뒤 해당 공공기관이 투자한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보증을 선 정부가 책임을 지게 돼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나라살림의 실제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66조원 적자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나라살림의 실제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66조원 적자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국제 상황에 국고채 금리 변동성 확대

여기에 미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전망과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국고채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국고채는 채권의 한 종류로 정부가 재정을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돈을 빌리는 기간과 물가에 따른 이자 보상 방법에 따라 1년물에서 최장 50년물까지 발행된다.

지난 9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3조2000억원이고 경쟁입찰 기준으로는 11조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고채 발행량은 144조4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인 167조8000억원의 86.1% 수준이다. 9월 조달금리는 전월(3.74%) 대비 상승한 3.84% 수준이며, 응찰률은 264%로 전월(279%) 대비 하락했다. 또, 9월 외국인 국고채 순투자는 외국인 보유 국고채 만기도래 등으로 소폭 순유출됐으나, 보유비중은 21.3%로, 전월 대비 소폭 증가(+0.2%p)했다.

지난달 21일 기재부는 10월 국고채 발행 계획에서 9월 발행 계획인 11조원보다 2조500억원 감소한 8조5000억원으로 계획했다. 국고채 발행이 늘어나면 금리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이에 올 초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국고채 발행 비중 검토를 제언한 바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 미국의 물가 불안과 연준의 긴툭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고 이는 시장금리의 변동성을 높이는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국고채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의 통화긴축이 장기화 국면을 보이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까지 겹치면서 재정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사진/뉴시스)
미국의 통화긴축이 장기화 국면을 보이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까지 겹치면서 재정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사진/뉴시스)

나라 살림 적자 66조원, 국가 재정 비상등

나라 살림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정부의 총수입은 39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4조2000억원 줄었다. 수입 중 국세수입은 241조6000억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부가세)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조6000억원이 줄었다. 부동산 거래감소 등으로 소득세 감소는 13조9000억원,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법인세 감소는 20조2000억원, 부가세는 6조4000억원이 각각 줄었다.

세외수입은 1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조8000억원이 줄었는데 이는 지난 2월 한국은행의 잉여금 3조7000억원 감소가 반영됐다. 또 금리인상 영향으로 우체국예금의 자금운용 결과에 따른 이자수입이 증가해 1조1000억원도 반영됐다. 기금수입의 경우 보험료 수입 증가 5조3000억원, 법정부담금 증가 9000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6조2000억원이 증가한 133조5000억원이다.

반면 총지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3조5000억원이 감소한 425조8000억원이다. 예산의 경우 코로나 대응산업 축소와 지방교부세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조9000억원이 줄었고 기금의 경우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종료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36조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통합재정수지는 31조3000억원 적자다. 통합재정수지는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것으로 적자라는 말은 곧 정부가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사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사보기금수지는 34조7000억원으로 흑자였지만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하고 나라 살림의 실제 재정 상태를 말하는 관리재정수지는 66조원 적자로 빨간불이 들어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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