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제 공휴일 도입으로 휴일 보장, 노동 생산성 확대 기대
정부, 휴일제 개선 연구용역 거쳐서 2026년부터 추진 예고
[한국뉴스투데이] 정부가 공휴일의 지정을 '몇 월 며칠'이 아니라 '몇 월 몇 번째 요일' 로 지정하는 요일제 공휴일 도입을 공식화했다. 많은 국가들이 요일제 공휴일을 도입해 운영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반대 여론과 정국 상황 등으로 좌절됐었다. 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노동시장 축소가 가속화되는 상황에 제한적 노동 투입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요일제 공휴일에 대한 정부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정부, 요일제 공휴일 도입 공식화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역동경제 로드맵이 발표됐다. 민생경제 회복이라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정책과 로드맵이 발표된 가운데 다양한 산업수요의 대응을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 방안으로 거론된 요일제 공휴일 도입이 눈길을 모았다.
요일제 공휴일은 '몇 월 며칠'이 아니라 '몇 월 몇 번째 요일'로 공휴일을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월요일이나 금요일로 지정된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공휴일인 어린이날이 기존에는 매년 5월 5일로 정해져 있지만 이를 5월 첫째주 월요일이나 금요일로 바꿔 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가장 큰 장점은 매년 안정적인 휴일 수가 확보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공휴일은 총 15일이다. 이 중 1월 1일이라는 특수성이 있는 신정과 국가 추모일인 현충일에는 대체공휴일이 적용되지 않고 나머지 공휴일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또는 다른 공휴일과 겹칠 때 그 다음날인 비공휴일을 공휴일로 대체하는 대체공휴일이 시행 중이다.
이에 휴일은 보장되지만 매년 날짜가 달라지고 연도에 따라 휴일수가 들쑥날쑥하다. 하지만 요일제 공휴일이 도입되면 공휴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치지 않고 금토일이나 토일월로 몰아서 쉴 수 있게 된다. 이는 근로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가져오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이 확대되고 자연적으로 내수 회복과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 세계 국가들이 이미 시행 중
요일제 공휴일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시행 중인 정책이다. 미국은 1971년부터 Uniform Monday Holiday Act(월요일 공휴일 법)에 따라 대통령의 날과 메모리얼데이, 마틴 루터 킹 데이, 노동절, 콜럼버스의 날, 추수감사절 등의 공휴일을 요일제로 지정했다. 영국도 성 금요일과 부활절 월요일, 노동절 등을 요일제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 외에도 프랑스는 부활절 휴일과 예수 승천 기념일, 오순절 휴일 등에 요일제 공휴일을 적용해 휴일을 보장하고 있고 러시아의 경우 성 드리트리 토요일 등을 요일제 공휴일로 정했다. 뉴질랜드는 부활절 휴일과 여왕 탄신일, 노동절, 마타리키 등을 요일제 공휴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일본은 2000년부터 해피 먼데이 제도를 통해 성인의 날, 바다의 날, 경로의 날, 체육의 날 등을 월요일로 옮겨 요일제 공휴일을 실시 중이다. 현재 요일제 공휴일을 도입한 국가들이 모든 공휴일에 요일제를 도입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가 고정 공휴일과 요일제 공휴일, 대체공휴일을 배분해 사용 중이다.
이런 흐름에 2011년 이명박 정부는 일부 법정 공휴일을 특정 요일로 지정해 쉬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기념일 제정의 본래 취지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계획을 철회했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소비 활성화를 위해 요일제 공휴일 도입을 검토했으나 탄행 정국과 겹쳐 무산됐고 문재인 대통령도 요일제 공휴일을 공약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정부, 2026년부터 본격 추진 예고
이처럼 여러번 언급만 됐던 요일제 공휴일 시행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휴일제 개성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거쳐 이르면 오는 2026년부터 요일제 공휴일제 시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정과 현충일이 주말과 겹치는 경우 대체공휴일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여기에 기업과 직장인의 자금 유동성을 고려해 현재 월급제고 고정된 급여 지급주기를 주 1회나 2주 1회, 월 2회 등으로 다양화하는 방안 등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은 주 1회의 주급제나 2주 1회 급여 지급이 활성화돼 있다. 또 4시간 일하면 30분 이상을 의무적으로 쉬는 근로 시간 제도도 개선할 방침이다.
다만 이해관계 단체를 중심으로 공휴일을 특정 요일로 지정하면 기념일 제정의 의미를 되새기기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돼 이를 해결하는 것이 숙제로 남는다. 이에 1월 1일 신정과 3월 1일 삼일절, 음력 4월 8일 부처님오신날, 8월 15일 광복절, 12월 25일 성탄절 등 날짜 자체에 의미가 부여된 공휴일에는 요일제 공휴일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유력하다.
그 외에 날짜보다는 의미 부여가 큰 공휴일, 즉 어린이들의 성장을 기념하는 5월 5일 어린이날과 호국보훈을 추념하는 의미로 정해진 6월 6일 현충일, 나라 성립을 기념하기 위해 정해진 10월 3일 개천절, 훈민정음 반포의 의미가 깊은 10월 9일 한글날 등 일부 공휴일에만 요일제 공휴일이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