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커스】 도로 파이고 땅 꺼지고...‘땅 꺼짐 비상’
【투데이포커스】 도로 파이고 땅 꺼지고...‘땅 꺼짐 비상’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9.25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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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산 등 전국적으로 땅 꺼지는 싱크홀 증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 발생한 땅꺼짐 사고현장에서 사고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 발생한 땅꺼짐 사고현장에서 사고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포트홀(도로 파임)과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싱크홀의 경우 차량이 완전히 빠질 정도로 큰 사고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정부는 지하안전관리 개선방안에 이어 굴착공사장 지하안전을 위한 고강도 특별점검을 벌이는 등 땅 꺼짐 사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서울, 부산 등 전국에서 땅 꺼짐 발생

최근 땅 꺼짐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연희동 성산로에는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 크기의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 땅이 꺼지면서 승용차 한 대가 땅 속으로 빠져 차량에 타고 있던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다음 날에는 인근 도로인 연세대에서 사천교로 향하는 일부 도로에서 추가 침하가 발생해 경찰이 차로를 통제하기도 했다. 

이어 8월 31일에는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에서 종로3가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 3차로에 가로 40cm, 세로 40cm, 깊이 1.5m의 땅 꺼짐이 발견됐다. 같은 날 강남구 역삼동 지하철 9호선 언주역에서 7호선 학동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 3차로에서도 도로 침하가 발생했다. 

땅 꺼짐은 서울 뿐만 아니라 부산 등 전국에서 포착된다. 지난 21일에는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 가량의 대형 땅 꺼짐 사고가 발생했다. 땅이 꺼지면서 인근에 배수 지원을 하기 위해 도로를 운행하던 부산소방본부 차량과 반대편에서 지나가던 5톤 트럭 등 트럭 두대가 땅에 빠졌다. 다행히 해당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전국 땅 꺼짐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는 805건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에서 154건이 발생했고 이어 광주시 105건, 부산시 79건, 서울시 72건 등으로 나타났다. 땅 꺼짐 사고로 1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

도로가 파이는 도로 파임(포토홀)은 이보다 훨씬 많다. 이경숙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설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발생한 도로 파임은 1만8820건이다. 도로 파임은 올림픽대로(8155건)가 가장 많았고 동부간선도로(3894건), 강변북로(2983건), 내부순환로 (1149건), 양재대로(798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오전 부산 사상구 새벽로 인근 도로에서 가로 10m·세로 5m, 깊이 8m 규모의 땅 꺼짐이 발생해 차량 두 대가 빠져 있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21일 오전 부산 사상구 새벽로 인근 도로에서 가로 10m·세로 5m, 깊이 8m 규모의 땅 꺼짐이 발생해 차량 두 대가 빠져 있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땅 꺼짐 발생 원인은 뭘까

땅 꺼짐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하암석(주로 석회암)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면서 땅이 꺼지기도 하고 지하수가 빠지면 땅굴의 천장이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꺼지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과도하게 지하수 퍼내는 것이 땅 꺼짐의 원인이라고도 말한다. 또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밑의 지하수 유입량이 줄어들면서 빈 공간이 생겨 땅이 꺼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최근 연희동에서 발생한 땅 꺼짐과 관련해 서울시는 당시 땅이 꺼진 곳이 궁동공원과 경의선 철도 사이 경사지 중간에 위치해 지하수 흐름이 강한 지형이고 매립층(다른 곳에 있던 흙을 옭겨다 메운 지층)으로 이뤄져 있어 지반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7월과 8월에 집중호우와 폭염 등 기상요인까지 작용한 복합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부산에서 발생한 땅 꺼짐의 경우 더욱 복잡하다. 부산에서 발생한 땅 꺼짐은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인근으로 지하철 공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인근에서만 올해 8차례의 땅 꺼짐 사고가 발생해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는 도시철도 공사와의 연관성은 단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지역이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 있던 곳이라 지반이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땅 꺼짐 사고 직전 주말에 부산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부산교통공사가 땅 꺼짐 원인 규명을 위해 대한토목학회에 용역을 맡긴 가운데 부산시도 원인 규명을 위한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29일 땅 꺼짐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 인근 도로에서 다음날 오전 도로 침하가 추가로 발생해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9일 땅 꺼짐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 인근 도로에서 다음날 오전 도로 침하가 추가로 발생해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지하안전관리 개선방안 등 대책 마련

정부도 지하안전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부는 서울 연희동 땅 꺼짐 사고 직후 노후 하수관로 주변과 상습침수지역, 집중강우지역 등 지반침하 고위험 지역을 설정해 점검 주기를 단축하고 발견된 공동(지하 빈공간)을 신속 복구하는 등 중점 관리에 들어갔다. 

또 실질적인 지반침하 관리주체인 기초지자체의 장비·인력·예산 부족 등을 고려해 국토안전관리원의 지반탐사 지원사업 확대도 추진하고 고속국도와 일반국도의 지반침하 예방을 위해 지하시설물 매립구간, 하천 인접구간 등 위험구간(고속국도 100km, 일반국도 1600km)에 대한 전수조사를 앞으로 2년 동안 시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부산 사상구 등 도시철도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 이후 전문가 합동 특별점검 계획을 마련했다. 국토부는 9월 중 점검계획을 수립하고 10월부터 2개월간 국토교통부 지방국토관리청, 지방자치단체, 국토안전관리원 및 민간 전문가 등이 합동으로 전국 도시철도 및 광역철도 등 도심지 인근 대규모 굴착 공사현장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특별점검에서는 굴착공사장 주변 지반의 땅꺼짐 증상과 지하안전평가 등 행정사항 이행여부와 계측기·흙막이 등 지하안전시설 적정 설치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미흡사항 발견 시 시정을 명령하고 필요시 법령에 따른 행정처분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10월까지 지자체와 함께 지반침하 고위험지역을 선별해 11월부터 2개월간 집중관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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