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5당 대표 “日 보복 철회” 한 목소리 냈지만…

3시간 회동, 얻은 것은 ‘보복조치 철회’ 목소리 문 “소재 부품 사원 지원 포함”…황 “포함 반대” 추경 편성 놓고 황교안은 묵묵부답으로 결실 없음에도 자주 만나야 한다는 지적

2019-07-19     이주현 기자
문재인

[한국뉴스투데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만나 일본은 즉각 보복조치를 철회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지만 이날 만남은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다.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만남이었다는 평가다. 일본의 보복조치에 대응하는 방법을 두고 이견을 보였고, 추경 처리를 두고도 다른 목소리를 냈다.

◇ 단일대오 목소리… 하지만 세부내용은 다른 목소리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4시 만남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만남은 이번에 네 번째이며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만남의 시간은 당초 예정된 시간에서 1시간 훌쩍 넘긴 3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날 최대 화두는 아무래도 일본 수출 규제 보복에 대한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걱정하는 시기에 초당적으로 합의하고 공동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상당히 든든해할 것이라면서 지혜를 모아나가자고 밝혔다.

이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제보복 조치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정부가 말과 감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도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이날 만남에서 세부적인 내용에선 각기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금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당장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우리 주력 제조산업의 핵심 소재 부품의 지나친 일본 의존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는 것”이라고 언급, 탈일본화를 주창했다.

◇ 추경도 다른 목소리

하지만 황 대표는 가장 핵심적인 것은 양국 정상 간에 해결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대일 특사 파견을 서둘러야 하고, 미국에도 대미 고위급 특사 파견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반일 감정에 호소하거나 민족주의적 대응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면서 일본이 방향 전환할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한일정상회담과 범국가 대책회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장기전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여야 정파를 넘어 한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심 대표는 “한국을 안보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한·일 안보군사협정 폐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사라든지 고위급 회담이 해법이 된다면 언제든 가능하지만 무조건 보낸다고 되는 건 아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특사를 파견하는 것이 해법은 아니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협상 끝에 해결 방법으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특사 파견으로 초점이 모이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해 하나로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모여서 함께 논의하는 모습과 일본 측 조치의 부당성에 대해 규탄하는 것이 정부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특사 파견보다는 초당적 대응을 당부했다.

이날 추가경정예산 처리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추경 처리를 공동발표문에 넣자고 호소했지만 황 대표가 반대하면서 발표문에 포함되지 못했다.

회동을 마치고 나온 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한 심 대표는 “19일 본회의에서 추경처리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의 촉구가 있었지만 이 문제에 대해 황 대표가 답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4당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추경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황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이 10차례 넘게 추경처리를 강조했다”고 밝혔고, 이 대표는 “황 대표가 원내소관이라는 표현으로 그 부분에 대해 특별히 말하지 않았다”고 전했고, 손 대표는 “추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게 공동발표문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이 추경에 관한 이야기를 공동발표문에 넣자 이런 생각이 강했다”며 “그렇지만 추경범위나 대상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았고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았는데 섣불리 발표하는 게 맞지 않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 세부 이견 보였음에도 자주 만나야

실제로 19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본회의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이에 19일 본회의가 열릴지 미지수다.

이처럼 3시간 동안 격론을 벌이면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따라서 이날 회동에서 일본 보복조치 철회하라는 내용만 공동의 목소리를 냈을 뿐이지 아무것도 이뤄진 것은 없었다.

이에 이날 왜 만남을 했느냐는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래도 자주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로의 입장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자주 만나서 그 입장차를 들어보고 합의할 내용이 있으면 합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협치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이기 때문에 더욱 자주 만나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