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판매사 100% 배상’이 불러올 파장은

금감원 분조위, "가입 시점에 98% 손실 발생" "판매사 100% 배상하라"...판매사들 수용키로 추후 다른 펀드 배상 영향 미칠 것으로 보여

2020-08-28     조수진 기자
이종필

[한국뉴스투데이] 사기 펀드로 문제가 된 라임 펀드와 관련해 판매사들이 금감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100% 배상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투자금 전액 반환은 투자의 책임을 0%로 봤다는 점 외에도 다른 펀드의 배상 문제에 큰 여파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라임펀드, 사기‧은폐‧부실 판매로 인정

지난 7월 금감원은 라임 펀드와 관련해 “가입 시점에 이미 98% 손실이 발생했다”며 전액 배상을 결정했다.

라임 펀드는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수익률과 투자 위험 등 핵심정보를 허위 기재하면서 시작됐고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들이 투자제안서를 검토없이 그대로 투자자들에게 팔아 사태를 키웠다.

특히 펀드 판매 과정에서 일부 판매사는 투자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기재하거나 손실보전각서를 대신 작성하는 등 불완전판매로 문제가 됐다.

이에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판매자의 허위 투자정보 설명, 투자자성향 임의기재, 손실보전각서 작성 등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 기회가 박탈된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에게는 과실이 없다는 결론을 냈다.

우리‧하나‧신한금투‧미래에셋대우 결국 수용

판매사들은 금감원의 100% 배상 권고안에 당혹스런 입장을 보였지만 결국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우리은행 650억원, 신한금융투자 425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미래에셋대우 91억원, 신영증권 81억원 등 총 1611억원(개인 500명, 법인 58개)의 투자 원금이 반환된다.

이 중 금감원의 배상 권고 전 70% 자율배상을 결정하고 이미 배상이 진행 중인 신영증권의 경우 투자자와 자율 조정을 통해 배상을 진행하기로 해 이번 배상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우리‧하나‧신한금투‧미래에셋대우 등 판매사들은 배상 권고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면서 곧바로 손실 반환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원종준

최초의 100% 배상안이 불러올 파장

하지만 이번 배상안을 둘러싸고 여러 걱정들이 나온다. 먼저 판매사들의 경우 수백억원대의 배상금 마련이 숙제로 남았다. 금감원은 우선 소비자 보호 명목으로 100%를 배상하고 추후 라임 측에 구상권 손해배상을 청구하라 조언했다.

하나은행이 현재 검찰 조사를 통해 사기 및 부실은폐 혐의가 드러난 라임자산운용과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계약을 체결한 신한금융투자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으로 다른 판매사들 역시 구상권 청구 소송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입장문을 통해 “분조위 결정 내용 가운데 법리적으로 이견이 있고 당사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관련 인정된 일부 사실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섰다.

또 앞서 문제가 된 DLF는 40~80%, 키코 불완전판매의 경우 15~41%로 배상 권고 비율이 정해졌지만 이번 라임 펀드에서 100% 배상안이 나오며 추후 다른 펀드의 배상에도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