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포커스】 오미크론 국내 상륙...단계적 일상회복 급제동

1일 오미크론 국내 첫 감염...거짓 진술로 감염 키워 WHO “자료 부족하지만 며칠 내로 기본 특성 규명” 사적모임 허용인원은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2021-12-04     정한별 기자
오미크론

[한국뉴스투데이] 지난달 26일 세계보건기구 WHO가 오미크론을 알파·감마·베타·델타에 이어 다섯 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한 가운데 국내 오미크론 첫 감염이 발생,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 이행 대신 사적모임 허용인원 축소 계획을 발표하는 등 위드 코로나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오미크론의 국내 상륙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은 지난달 24일 남아공에서 최초 보고된 뒤 보츠와나·모잠비크·나이지리아·가나·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후 영국·독일·네덜란드·덴마크 등 유럽을 포함해 인도와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차례로 감염이 보고되고 있다.

남아공의 최초 보고보다 앞선 지난달 19일 네덜란드의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소가 채취한 샘플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유럽연합의 아프리카 국경 통제 이전 이미 유럽 내 확산이 시작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 출연에 각국이 긴장 상태에 놓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지난 1일 최초 오미크론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나이지리아 방문 후 24일 입국한 A씨 부부는 25일 코로나19 확진 후 오미크론 감염 최초 판정을 받았다.

A씨 부부는 귀국 이후 지인 B씨의 차를 타고 집으로 이동해 가족들과 접촉했다. 이상증세를 느껴 25일 양성 판정을 받은 뒤 B씨는 29일에, A씨 부부의 아들도 30일에 각각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A씨 부부가 초기 역학조사에서 B씨가 운전하는 차를 탔던 것을 숨기고 방역택시를 탔다고 진술하면서 비롯됐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은 탓에 격리되지 않았던 B씨는 이틀간 가족과 지인을 만나고 교회에 참석하는 등 일상생활을 유지했다.

B씨는 A씨 부부의 확진 소식을 듣고 검사해 29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B씨의 부인·장모·지인 등 3명도 잇따라 양성 판정됐다. 다만 역학조사에서 B씨와 가족들 역시 인천 미추홀구의 교회 모임에 방문한 사실을 숨겼다. 이에 다시 방역 대응 시기가 늦춰졌고, 3일에는 같은 교회 신도 10명의 확진 소식이 알려지는 등 교회를 주축으로 집단감염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초기 확진자들의 거짓 진술로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커진 만큼, 방역당국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고발을 검토 중이다. 4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A씨 부부와 지인 등 6명으로 같은 교회 예배 참석자 등 추적 관리 대상은 800여명으로 늘어났다.

국내

델타 3배 감염력...위험성 규명은 아직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확산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보다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를 2배 더 가지고 있어 전파력과 백신 저항력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2일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을 회피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역학적 증거가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재감염을 3배 증가시킨다고 발표했다. 델타 변이 등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력이 형성됐어도 오미크론 변이에는 효력이 없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3차 접종까지 맞은 뒤 감염된 사례가 나오는 등 돌파감염 사례도 다수 보고되면서 불안감이 더해지는 가운데,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는 “코로나19 백신은 다른 변이에 그랬듯이 심각한 질병을 막아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백신의 중증 이행 예방 효과와 추가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파력이 높더라도 치명률이 낮을 경우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잡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지만, 아직 위험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 소견이다.

지난달 28일 WHO는 “오미크론 변종의 중증도를 이해하는 데는 앞으로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릴 것”이라며 오미크론에 대한 위험성 판단은 이르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지난 2일 WHO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몇 주가 아니라 며칠 안에 기존에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며칠 내로 오미크론의 기본적인 특성은 어느 정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단계적 일상회복 급제동

오미크론의 국내 상륙에 더불어 신규확진자가 5000명대를 초과하고 병상 운영도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의 2단계 전환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의 기간 생긴 빈틈을 메우고 방역의 둑을 탄탄히 보강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다음주부터 4주간 사적모임 허용인원을 수도권 최대 6인, 비수도권 8인까지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적모임 허용인원은 기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이었던 데에서 4명씩 줄어들었다. 단 동거가족이나 아동·노인·장애인에 대한 돌봄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제한 인원을 넘어도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실내체육시설 등에만 적용되던 방역패스도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로 확대됐다. 다음주부터는 식당과 카페를 포함해 학원, PC방, 영화관 등에서도 백신을 접종했거나 PCR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식당과 카페의 경우 인원 범위 내에서 미접종자 1명까지 출입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4주 뒤인 내달 2일까지로 정해졌지만 유행 상황에 따라 적용의 기간은 조정될 수 있고 현장에서의 혼선을 막기 위해 12일까지 1주간 계도기간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백신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 총리는 “현재 코로나19를 막아낼 수 있는 가장 든든한 방어벽은 백신"이라며 "고령층 3차 접종과 청소년 기본 접종이 방역의 키를 쥐고 있다”고 접종 참여를 거듭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