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헤리티지 펀드, 투자 원금 전액 돌려 받는다

21일 분조위, 헤리티지 펀드 관련 분쟁 6건에 투자 원금 전액 반환 결정

2022-11-22     조수진 기자
21일

[한국뉴스투데이] 금융감독원이 신한투자증권 등 6개 금융회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와 관련된 분쟁조정 신청 6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 투자 원금 전액 반환이 결정됐다.

분조위, 헤리티지 펀드 투자 원금 전액 반환

21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해외운용사가 펀드 중요 부분의 대부분을 거짓 또는 과장되게 상품제안서를 작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계약체결 시점에 상품제안서에 기재된 투자계획대로의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점도 인정됐다.

또 국내 6개 판매사가 계약 체결시 동 상품제안서에 따라 독일 시행사의 사업이력, 신용도 및 재무상태가 우수해 계획한 투자구조대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함으로써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한 것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헤리티지 펀드 판매계약을 취소하고 동 계약의 상대방인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6개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지난 9월 말 기준 독일 헤리티지 신탁·펀드·파생결합증권(이하 헤리티지 펀드로 통칭) 관련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신한투자증권이 153건, NH투자증권이 17건, 현대차증권 11건, 하나은행 4건, 우리은행 4건, SK증권 1건 등 총 190건이 접수된 바 있다.

독일 헤리티지 펀드가 뭐길래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2017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우리은행, 하나은행, 현대차증권, SK증권 등 6개사에 의해 판매됐다. 

헤리티지 펀드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역사적‧예술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과거 시대 구조물을 현지 시행사가 사들여 개발해서 수익을 내는 구조다.

현지 시행사가 사들이고 개발을 하면 싱가포르 운용사가 이에 대한 분양 수익과 매각 차익 등으로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판매사들은 헤리티지 펀드를 판매하면서 고객에게 연 7%의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한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3907억원을 판매했고 NH투자증권이 243억원, 하나은행이 233억원, 우리은행이 223억원, 현대차증권이 124억원, SK증권이 105억원 등 총 4835억원이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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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조사 결과 상품제안서에 문제 수두룩

하지만 금감원 조사 결과 독일 시행사와 관련해 상품제안서에는 현지 Top 5 시행사로 2008년 설립 이후 52개의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현재 50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독일 상위 4.4%에 해당하는 기업이라 했으나 독일내 Top5 시행사 사실 여부, 사업 이력 및 기업평가 내용 등이 검증되지 않은 등 사업 전문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 부동산 매입시 ▲시행사가 매입금액의 20%를 투자하고, 분양률이 65% 미만이면 ▲은행 대출을 통해 상환하고 ‘인허가·분양과 무관하게’ ▲시행사의 신용으로 상환한다 했으나 시행사의 자금력 등에 의존한 투자금 회수 안전장치는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담보권 및 질권 확보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간 약 5.5%(국내 판매사 선취 수수료 2.5%+싱가포르 운용사 운용 수수료 2년간 3%)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설명된 부분도 이면 수수료를 포함한 총 24.3%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로 해당 수수료를 지급하면 시행사가 투자를 예정했던 부동산 취득이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행사의 부동산 취득 후 1년 이내에 설계 및 변경 인가를 완료했다고 표시한 부분도 조사결과 취득한 부동산 중 인허가를 신청한 부동산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조위 결정 따라 자율조정으로 전액 반환

이에 분조위는 헤리티지 펀드 관련 분쟁조정신청 6건에 대해 민법 제109조에서 정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독일 시행사의 시행능력 등에 대해 직접 검증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반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정이 성립되면 나머지 투자자에 대해서는 분조위 결정내용에 따라 조속히 자율조정이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향후 조정절차가 원만하게 이루어진다면 약 4300억원(일반 투자자 기준)의 투자 원금이 반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헤리티지 펀드 분쟁조정 결정을 마지막으로 많은 투자 피해가 발생한 소위 ‘5대 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이 일단락됐다. 이번 금감원의 결정은 앞서 라임 펀드(2018년 11월 이후, 최대 1611억원)와 옵티머스펀드(일반 투자자 기준 약 3000억원)에 이어 금감원의 세 번째 계약취소 결정이다.

한편, 앞으로 금감원은 남은 분쟁 민원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는 대로 분쟁 조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