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전당대회 판 흔들었다

한동훈 김건희 문자 읽씹 했었다, 당권주자들의 공세 빌미 제공 둘만 아는 비밀, 누가 과연 무슨 목적으로 세상에 공개하게 됐나

2024-07-08     박은진 기자
한동훈

[한국뉴스투데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권주자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이른바 읽씹(읽고 무시했다)했다는 논란이 전당대회 판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 등 당 처분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한 후보에게 보냈지만 한 후보가 읽씹했다는 것이다. 이에 친윤계는 총선 패배의 책임은 한 후보에게 있다고 공격하고 있고, 한 후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반박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권주자가 지난 1월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대국민 사과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을 당의 처분에 맡기겠다는 문자를 읽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친윤계는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 시기를 놓치게 되면서 4월 총선이 참패했다면서 그 책임은 읽씹한 한 후보에게 있다면서 한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한 후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읽씹한 것은 맞지만 문자 내용에는 대국민 사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문자 보낼 당시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문자를 보낸 시점은 지난 1월 18~21일 사이로 알려졌다. 한동훈 비대위의 김경률 비대위원이 소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이 있었던 시점이었다. 한 후보도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서 김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런데 김 여사의 문자를 한 후보가 무시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사실을 알고 격노하면서 한 후보에게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보는 읽씹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한 후보는 “내용을 재구성했다고 하지 않나. 내용이 좀 다르다”면서도 문자 내용에 대해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문자를 무시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즉,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사과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여사가 사과를 하려고 했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까지 더해졌다.

문제는 해당 문자가 주고 받은 것은 두 사람만 아는 내용인데 이것을 친윤계가 알고 있다는 것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그 사실을 주변에 전파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해당 내용이 1월에 발생했는데 전당대회가 열리는 7월에 세상에 알려졌다는 것은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후보 측은 친윤계가 고의적으로 해당 내용을 전파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 후보는 "내게 무리하게 뒤집어씌우려 한다”며 “실제로는 사과하기 어려운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이슈

이같은 논란은 결국 전당대회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동훈 배신자 프레임과 맞물리면서 TK 당원들과 친윤계 당원들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즉,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대통령실을 무시하고 자기 정치를 할 것이라는 우려가 TK 당원들과 친윤계 당원들에게 파다하게 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다른 당권주자들은 계속해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자신의 SNS에 “한 후보의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이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고 고엮했다.

원희룡 후보는 “총선 기간 중 가장 민감했던 이슈 중 하나에 대해 당과 한 전 위원장이 요구하는 걸 다하겠다는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 할 수 있나.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배신자 프레임

가뜩이나 한 후보의 배신자 프레임이 공고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문자 읽씹은 배신자 프레임에 기름을 더욱 붓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문자 읽씹 논란이 국민의힘에게는 별로 좋은 이슈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왜냐하면 친윤계가 더욱 공고화되면서 그에 따라 국민의힘이 대통령 사당화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칫하면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실에서도 경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문자 읽씹 논란이 더욱 이슈화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