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의혹' 금감원,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 돌입
[한국뉴스투데이]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2일부터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등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들어간다. 이번 정기검사는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종합검사로 오는 11월 8일까지 진행된다.
30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4일부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사전검사를 실시해 이날 마무리했다. 사전검사에서는 다음달 2일부터 진행되는 본격적인 정기검사를 위한 각종 자료 수집이 이뤄진다.
이번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는 당초 예정된 일정을 1년이나 앞당겨 진행된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종합검사의 성격을 띠는 만큼 은행검사국, 자본시장감독국 등 30~40명의 관련 부서 검사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42건, 600억원이 넘는 특혜성 부당대출을 실시한 것이 적발됐고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절차와 불법적인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대출은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도 7억원, 우리캐피탈에서도 10억원대의 리스 관련 대출이 실행됐다.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에서 실행된 대출은 우리은행의 대출 형태와 유사하다.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에 대해 우리금융 계열사 전반의 여신 취급과 내부통제 체계, 자본 적정성 등을 중심으로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기검사의 핵심은 경영실태평가다. 경영실태평가는 금융사의 운영 전반을 평가하는 것으로 투명성과 신뢰성의 기준이 된다.
경영실태평가에 들어가면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경영 전략과 리스크관리,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다각도로 평가하게 된다. 경영실태평가에 따라 금융사는 1등급(우수), 2등급(양호), 3등급(보통), 4등급(취약), 5등급(위험) 등 5단계 등급으로 나뉜다.
경영실태평가에서 4등급(취약) 이하를 받으면 금융위원회는 해당 금융사에 적기시정조치를 부과받게 된다. 적기시정조치는 권고, 요구, 명령으로 구분되며, 금융사는 부실채권 처분, 자본금 증액, 배당 제한 등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의 경영실태 등급은 2등급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최근 비금융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동양생명보험주식회사와 ABL생명보험주식회사 등의 인수를 추진 중이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기준 6위 대형 보험사이고, ABL생명은 업계 9위 중형 보험사다.
현행법상 금융사는 자회사를 인수 과정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경영실태평가가 2등급인 상황에서는 심사 요건을 충족해 인수가 가능하지만 3등급 이하가 부여될 경우 심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인수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