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알리·테무 47개 불공정약관조항 시정 주목

[한국뉴스투데이] 공정거래위원회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사용하는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플랫폼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과 부당한 개인정보 수집·활용 조항, 소비자에게 불리한 재판관할 조항 등 총 13개 유형, 47개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

20일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해외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 규모는 2021년 5조1000억원에서 2022년 5조3000억원, 지난해에는 6조8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간 해외직구의 국가별 점유율은 미국이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부터 중국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2022년 미국 직구 비중은 37.7%에서 지난해 27.9%로 줄었고 중국 직구는 2022년 28.3%에서 지난해 48.7%까지 올랐다.

그러면서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올해 10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보면 쿠팡 3203만명, 알리 904만명, 11번가 744만명, 테무 679만명, G마켓 528만명으로 알리와 테무를 합칠 경우 1000만이 넘는다.

이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공정위는 알리와 테무의 이용약관상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약관조항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배제하고 소비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먼저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약관 등 위반에 대해 플랫폼이 취하는 조치에 관한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등 법률상 책임 배제 또는 손해배상범위 제한 31개 조항이 적발됐다.

이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과다하게 수집하고 이를 부당하게 활용하는 조항과 플랫폼에게 영구적이고 철회 불가능한 이용자 콘텐츠 사용 권한을 부여하는 등 개인정보 및 이용자 콘텐츠의 부당한 수집도 6개 조항이 적발됐다.

여기에 외국 법원을 전속적 관할 법원으로 정한 3개 조항과 계정 해지 사유를 모호하게 규정하고 사정통지 없이 해지할 수 있도록 한 2개 조항, 웹 사이트 접속행위를 약관 변경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로 의제하는 1개 조항도 문제가 됐다.

사정통지 없이 서비스를 변경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한 1개 조항과 이용자 정보 공개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할 시 소송 제기를 금지하는 조항과 재판받을 권리를 포기하고 중재를 강제하는 등 소송 제기 금기 조항 6개도 적발됐다.

특히 알리와 테무는 국내에서 활발히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공정위의 심사 전까지만 해도 한국어 약관을 마련해 놓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공정위의 심사 과정인 지난 5월 한국어 약관이 마련된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공정위는 알리와 테무 쇼핑몰이 위해물품 유입, 개인정보 유출 등의 통로가 되고 관련 분쟁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약관상에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면제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장치를 마련해 놓은 것을 빈틈 없이 적발·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외국 사업자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려면 최소한 국내 수준의 소비자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국내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플랫폼에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공정 약관 시정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