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사건으로 본 우리 사회만의 병폐
조현아 사건으로 본 우리 사회만의 병폐
  • 하은경
  • 승인 2014.12.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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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횡포
[한국뉴스투데이 하은경 기자] 대한항공은 특정 기업이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항공사다. 대한항공은 과거를 잊으면 안 된다. 공사에서 사기업으로 전환이 돼 있을 때, 성장하면서 국민세금이 들어간 기업이다.

오너가족이 함부로 갑 질을 해서는 안 되는 기업이다. 그들이 특권의식을 가지고 사기업처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닌 것이다.

지난 5일 대한항공 부사장이 막 출발한 여객기를 탑승구로 되돌리고 승객 250명의 서비스를 책임진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

회장의 맏딸인 부사장의 그 오만방자한 행동은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고 외국 언론의 조롱을 받고 있다. 부모 잘 만나 별다른 노력도 없이 인성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대기업의 부사장 자리를 꿰차고 슈퍼 갑 질을 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비행기에서 쫓겨난 사무장은 충격으로 4주 동안 진단서를 첨부해 병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비행기 안에서 얼마나 쪽이 팔려 쓸까? 남의 일이 아니다.

비행기 안에서 우리의 낡아빠진 기업문화가 작동한 사건이었다. 부끄러운 것은 그것이 단순히 한 자질 없는 중역의 철없는 실수가 아니라 한국 사회와 기업문화의 한 단면이란 사실이다.

기업을 개인이나 가문의 소유처럼 착각하며 회사 직원들을 하인 취급하는 일부 기업의 전근대적 사고방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지위와 권한에 도취되어 기업이 국민의 세금으로 형성되고 보수되는 기반시설과 직원들의 자발적인 임무수행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완전히 무시하고 망각한 것이다. 특히 대한한공은 많은 세금이 투입된 회사다. 즉 오너가족들만의 소유가 아닌 것이다.

한국 국민은 행복지수가 매우 낮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을”에 대한 “갑”의 횡포이다.

그야말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자리를 이용을 해서 자기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한테 막 대하는 것이다. 이게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우리 사회만의 병폐이다.

지위, 권한, 기회가 조금만 더 높고 많아도 약한 “을”을 억울하게 이용하고, 그 “을”은 그 보다 더 약한 “을”을 또 다시 이용하는 연쇄착취의 악습이 건재 하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 타인의 권리, 사회 전체의 이익은 입으로만 외치고, 실제로는 모든 권한과 지위를 자신의 이익과 쾌락에만 이용하는 것이다.
어째든 대한항공은 회사 차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조현아 부사장을 업무에서 손을 데게 했지만 무늬만 사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번 조치가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잠시 후퇴할 뿐 다시 원래 업무로 돌아오기 위한 가능성을 열어둬 '꼼수'를 썼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업무에서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기로 했다. 그는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이에 대해서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론의 질타에 업무에서 물러나지만 시간이 지나 이번 일이 국민의 관심에서 사라지면 다시 업무를 맡을 것이라는 말이다.

조 부사장이 승객이나 직원을 상대로 직접 사과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여론은 차갑다.

한마디로 특권층에 대한 국민감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대한항공의 일련의 조치가 더욱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가 항공기 회항 논란을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을 업무방해와 항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사건을 게기로 우리 자신도 돌을 맞아야 할 “갑”이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대한 항공도 능력도 인성도 갖추지 않은 인사에게 가족이라는 이유하나로 족벌경영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당국도 사회병폐 척결 차원에서 이번사건을 엄중이 조사해 사법처리하고 이번 사건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해야할 것이다.

사진=대한항공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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