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서도 쫓겨나는 인디밴드, 이제는 어디로...
[한국뉴스투데이 이성관 기자] 1980년대 신촌은 지금의 홍대처럼 음악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었다. 젊은 음악가들이 신촌에서 음악에 대한 꿈을 꾸었고, 그 덕에 문화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신촌으로 몰려들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는 반드시 상권이 형성되었고, 젊음의 거리라는 상징으로써 필요했던 음악가들의 노래는 어느 덧 시끄러운 소음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그러나 최근 홍대에서도 1980년대의 신촌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곳곳에서 상인들과 밴드간의 신경전이 일어나고 길거리에서 노래하는 홍대거리 특유의 풍경은 눈에 띠게 줄었다. 젊은 음악인들의 선택은 또 어디로 향해질 것인가? 인디밴드 오리엔탈 쇼커스를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인디밴드 오리엔탈 쇼커스는 리더 박광용, 보컬 강경민, 기타 조진성, 베이스 장철호, 섹소폰 한영광, 건반 및 트럼본, 작사ㆍ작곡 김현경으로 구성된 6인조 혼성 팀입니다.

어떻게 팀을 이루게 되었나요?
장철호: 제가 박광용 군이 리더하기 전에 팀을 만들었습니다. 그전까지는 무언가 남들보다 잘해야 하고 또 누군갈 이기고 내가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그렇게 음악을 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진짜 즐기는 음악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팀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6인조로 구성한 이유가 있나요?
장철호: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모이다 보니까 이렇게 구성된 것이죠.
박광용: 오히려 저희는 더 대형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9인조 정도로 늘려서 사운드를 더 채우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의상부터 컨셉까지 여느 인디밴드들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잘 갖추어진 모습니라고 할까? 팀의 방향성이 그런 것인가?
장철호: 어떻게든 상업적으로 더 잘 팔리고 싶다는 것이죠.(웃음)
강경민: 의상을 갖춰 입는 이유는 팀이라는 소속감도 가질 수 있고, 공연을 했을 때 그냥 자신의 옷을 입고 있는 것보다는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조진성: 저희가 패션테러리스트라서.(웃음)
주로 하시는 음악이 스카라는 장르라고 알고 있는데 스카라는 것이 어떤 음악입니까?
박광용: 저희도 스카라는 음악에 대해서는 그 유래를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합니다. ‘스카’라는 말의 어원이 기타소리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자메이카의 토속음악과 블루스가 이어져서 나온 음악이라는 이야기도 있죠. 유래에 대해서는 갖가지 설이 있지만 관악기를 사용하고 간결하고 신나는 음악이라는 점에서는 모두 동의하고 있습니다.
장철호: 저희가 원조인 걸로 하죠.(웃음)
스카 밴드가 없다고는 하지만 유명한 펑크밴드의 노래를 들어보면 스카풍의 노래는 많은 것 같아요.
박광용: 그렇습니다. 레이지본이나 크라잉넛 같은 팀의 노래 중에도 스카음악이 들어있죠.
장철호: 스카라는 것 자체가 멜로디가 복잡하지 않아서 우리나라의 예전 노래에 잘 어울리는 면이 있습니다. 저희 곡 중에 늴리리 맘보라는 곡도 그런 곡이라 할 수 있죠. 단순한 리듬과 멜로디가 잘 어울릴 수 있는 장르입니다.
박광용: 스카음악이 우리나라에서는 비주류 음악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주 인기있는 음악입니다. 밝고 가벼운 음악이니까 공연장오시는 분들과 소통이 잘 되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분명히 확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국내 음반 시장자체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음악계가 영화인들에 비해 잘 뭉치지 못합니다. 어떠한 사항에 대해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한데 음악하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에 잘 뭉쳐지지 않죠. 지금 바른음원협동조합이라는 것이 설립되었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 기대를 해보고는 있습니다.

각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조진성: 저는 구조 문제 이런 거 잘 모릅니다. 앞으로 공연장에서 열심히 즐기는 것이 그 공연을 본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공연을 찾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해 나갈 생각입니다.
강민경: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러나 인디밴드 공연의 외연이 확장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홍대에 국한 되어 있는 인디 음악 시장이 좀 더 다양한 활로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장철호: 대중들도 인식이 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찾아 듣지 않는 이상 인디음악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 듣는 음악보다 공연을 보러 와서 찾아듣는 음악의 가치를 좀 알아 주셨으면 해요. 하지만 그럴 만한 공간이 홍대를 비롯한 몇몇 곳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합니다.
인디밴드라는 것이 대중에게 노출될 컨텐츠가 일단은 많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에서 있어서도 인디밴드 자체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그냥 신세 한탄만 해서는 바뀌는 것이 없으니까요. 좀 더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같이 공유할 그리고 그 뜻을 한 데 모을 영향력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디밴드들끼리 손을 잡고 만들어 나가야 겠죠.
한영광: 저는 연주자들도 문제지만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홍대는 인디밴드들을 비롯한 문화적 컨텐츠, 특히 음악가들의 존재로 인해서 문화의 거리로 커온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여기에 대형 자본이 개입하면서 문화를 몰아내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생겨나면서 영업 방해를 구실로 거리 공연을 못하게 하고 있어요. 그렇게 내몰린 음악가들이 이제 설곳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이죠. 이것은 신촌이 한때 겪었던 일과 같습니다.
홍대 이전에 문화와 음악의 메카는 신촌이었지만 상권이 생겨나면서 홍대쪽으로 밀려나오게 된 것이거든요. 그 대가로 신촌의 상권은 많이 죽었습니다. 더 이상 젊음의 거리라는 상징성이 없어진 것이죠. 그런데 그런 일이 또다시 홍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오히려 신촌에서는 다시 음악인들을 불러들이고 있는데 말이죠. 음악가들은 신촌에서 처럼 또 거리의 상권만 만들어 주고 쫓겨나고 있는 것입니다. 점점 문화지형을 넓혀야할 상황에서 과거의 잘못을 또 그대로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언뜻 이해가 안 가는데, 홍대에서 버스킹을 하고 공연을 하는 것이 어째서 영업방해라는 거죠?
모두: 시끄럽다는 것이죠. (문화의 거리에서 음악소리가 시끄럽다고 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참 안타깝네요.)
김현경: 저는 누가 잘못한 거 이런 건 잘 모르겠어요. 대형 기획사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들도 그 나름에 노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무기가 있잖아요. 외모적 부분이든, 퍼포먼스적인 부분이든 말이죠. 인디밴드에게도 그런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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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관 busylif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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