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감독원 내 인사 파행으로 논란이 일자 금감원 노조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만약 윤 원장이 사퇴하지 않고 버틴다면 무사히 퇴임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임기가 두 달 남은 윤 원장은 난감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윤 원장은 금감원 최초의 금감원장 연임설까지 나돌고 있지만 내부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3일 금감원 노조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 파행의 책임을 지고 윤 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인사 파행에 대한 책임, 사퇴 촉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융감독원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감원은 채용 비리 연루자들을 승진시키는 등 인사 파행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문제 삼은 인사는 과거 채용 비리에 연루돼 내부 징계를 받은 A팀장과 B수석조사역이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각각 부국장과 팀장으로 승진한 것.
노조에 따르면 A팀장이 가담한 채용비리로 탈락한 피해자들은 금감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당시 금감원은 1억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했다.
이를 두고 노조는 “채용비리 연루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손해배상금을 회수해도 모자를 판에 금감원은 오히려 채용 비리 가담자를 승진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윤 원장은 이번 인사 참사를 책임지고 사퇴하라”며 오는 5일까지 거취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두 달 뒤 임기 만료 앞두고 연임설 제기
노조가 윤 원장의 사퇴에 대해 강경 입장을 보이며 윤 원장으로써는 난감한 상황이다. 윤 원장은 지난 2018년 5월 8일 취임해 곧 임기 3년이 끝나간다.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두고 윤 원장의 연임설이 언급되고 있다. 앞서 금감원장 중 연임 사례가 없기 때문에 윤 원장의 연임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원장의 연임설이 제기되는 이유는 최근 윤 원장이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지난해말부터 윤 원장의 연임설이 고개를 들었다.
윤 원장은 역대 13명의 금감원장 중 윤증현, 김종창 전 원장들에 이어 세 번째로 임기를 채운 금감원장으로 종합검사를 부활시키고 키코(KIKO)자율보상을 이끌어낸 점이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연임에 걸림돌 많아
하지만 금융권을 강타한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 금감원의 관리 감독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내부 불만도 높다. 노조는 윤 원장의 연임설이 고개들자 "윤 원장은 소비자보호를 강조하고 노동이사제 도입을 외치지만 과거 살인적 고금리를 적용하던 저축은행과 정리해고로 악명이 높은 보험사에서 사외이사로 지낸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2006년 10월부터 2011년 2월까지 HK저축은행(현 애큐온저축은행)의 사외이사를, 2013년 12월부터 금감원장 취임 직전날인 2018년 5월 7일까지 ING생명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다.
또 노조는 "약탈적 투기자본인 MBK파트너스의 전속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인물"이라며 ”윤 원장의 금감원장 선임 자체가 인사 참사“라는 입장으로 윤 원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