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공정위 조사에 특별 세무조사까지...쿠팡 삼중고
【팩트체크】 공정위 조사에 특별 세무조사까지...쿠팡 삼중고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5.14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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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쿠팡이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으며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쿠팡이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으며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쿠팡이 한꺼번에 세 가지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과 하도급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 쿠팡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는 쿠팡의 자회사인 씨피엘피(CPLB)가 깊숙이 관여돼 관심이 쏠린다.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 투입 세무조사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이 서울 쿠팡 본사에 조사관들을 투입해 세무 자료를 확보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4~5년 주기로 진행되는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다. 이에 쿠팡이 어떤 이유로 세무조사를 받는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국제거래조사국은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 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를 벌이는 곳이다. 이에 미국 법인인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와 계열사 간 거래를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쿠팡코리아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모회사 쿠팡Inc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다.

델라웨어주는 미국 51개주 중 회사법이 가장 발달한 곳이다. 또한 일반 법인 설립법은 델라웨어주 내에서 자금을 모으고 주 정부 측에 법인 설립 서류만 등록하면 누구나 법인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미국 공개 회사의 50% 이상, 포춘 500 기업의 60% 이상이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다. 

또한 델라웨어주는 미국에서 가장 조세 부담이 적은 주다. 델라웨어 회사법이 주는 여러 가지 세금 혜택과 법인에 유리한 법적 근거 때문에 미국의 기업들은 작은 주인 델라웨어주에 법인 설립만 해놓고 다른 주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각에서는 델라웨어주가 조세회피처라고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2년 3월 15일 권호현 참여연대 실행위원이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쿠팡 PB 제품 리뷰 조작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을 규탄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22년 3월 15일 권호현 참여연대 실행위원이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쿠팡 PB 제품 리뷰 조작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을 규탄했다. (사진/뉴시스)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위 조사

세무조사 외에도 쿠팡은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참여연대는 쿠팡이 자체상표(PB) 상품을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상단에 인위적으로 노출하는 등 부당한 방식으로 고객을 유인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또 이들은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해 PB 상품의 구매 후기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랭킹순은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상품을 먼저 보여주기 위해 설계된 알고리즘이라며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부당 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공정위는 쿠팡의 알고리즘 운영 방식이 법 위반행위의 중대성과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하고 검찰 고발 의견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쿠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정위는 쿠팡이 하도급 업체에 판촉비를 전가했다는 의혹에 대한 막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실적이 부진한 PB 상품 가격을 내리는 과정에서 판촉비를 하도급 업체에 떠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만약 쿠팡이 PB 상품의 판촉비를 하도급 업체에 떠넘긴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된다. 

그 외에도 공정위는 쿠팡의 중도 해지 고지 미비 의혹과 관련해 쿠팡 본사를 상대로 현장 조사을 벌였다. 계약 해지 유형은 신청 즉시 계약이 해지되면서 이용이 종료돼 소비자가 결제한 서비스 이용권 금액에서 이용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환급되는 중도해지와 일반해지로 구분되는데 일부 플랫폼이 중도 해지를 신청해도 차액을 환불하지 않고 월말까지 서비스를 유지해 이용권 금액을 환급해주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과 함께 쿠팡의 자회사인 CPLB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 역시 쿠팡과 CPLB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사진/뉴시스)
공정위는 쿠팡과 함께 쿠팡의 자회사인 CPLB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 역시 쿠팡과 CPLB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사진/뉴시스)

쿠팡의 자회사 씨피엘피(CPLB)도 함께 조사

특히, 이번 쿠팡에 대한 조사에는 쿠팡의 자회사인 CPLB가 함께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PB상품 부당 우대 의혹과 관련해 쿠팡 외에도 CPLB를 조사했고 심사보고서 역시 쿠팡과 CPLB에 전달했다.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역시 쿠팡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면서 CPLB를 함께 조사했다.

CPLB는 쿠팡의 PB상품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자회사다. 지난 2020년 7월 설립된 CPLB는 쿠팡을 업고 급성장했다. CPLB는 설립 첫 해인 2020년 불과 반년동안 매출 1331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15억원이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매출 1조를 넘겨 1조5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44억원, 당기순이익은 209억원에 달한다.

이후 2022년에는 매출 1조3570억원, 영업이익 722억원, 당기순이익 619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1조6436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 당기순이익 11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CPLB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2.6%가 늘어 1000억원을 넘겼고 영업이익율은 6.95%로 쿠팡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CPLB와 협력하는 중소 제조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550곳을 돌파했고 CPLB가 운영하는 브랜드는 곰곰(식품), 탐사(생수, 음료), 코멧(리빙), 비타할로(건강기능식품), 캐럿(패션) 등 30개에 달한다. 쿠팡을 업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CPLB는 쿠팡과 함께 공정위 조사는 물론 국세청 조사까지 받고 있다. 한편, 쿠팡 관계자는 한국뉴스투데이에 "이번 세무조사는 통상적인 조사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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