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점검】 인텔 대규모 구조조정...삼성에 미칠 영향
【반도체점검】 인텔 대규모 구조조정...삼성에 미칠 영향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9.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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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악화로 인텔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사진/픽사베이)
2분기 실적악화로 인텔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의 구조조정이 반도체 업계에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인텔은 사업분할과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부 축소와 분리, 매각 등이 구조조정안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인텔의 구조조정으로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실적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

56년 전통의 인텔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이유는 실적 악화 때문이다. 지난달 1일 인텔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12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00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순이익 역시 지난해 14억8100만달러 흑자에서 올해 16억1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이에 인텔은 전체 직원의 약 15%인 1만5000명을 해고하고 내년 자본지출을 올해보다 17% 감소한 215억달러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용을 절감해 실적 악화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인텔은 투자 은행인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과 함께 사업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진행 중인 반도체 생산시설 증설도 대부분 연기 될 가능성이 높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300억유로를 투자해 짓기로 한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 계획을 중단하고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추진 중인 AI와 HPC(고성능 컴퓨팅) 연구·개발 허브 설립 등이 연기되거나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도 중단되거나 연기된다. 인텔은 지난 3월 자회사로 분사한 FPGA 업체 알테라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PGA는 추가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로, 만들어진 이후에도 용도에 맞게 다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다. 인텔은 알테라의 IPO(기업 공개)도 추진 중이었지만 이번에 매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경쟁업체에 밀린 인텔

인텔의 실적악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파운드리 부문은 대만 TSMC에 밀리고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에서는 엔비디아에 뒤쳐졌기 때문이다. 인텔은 지난 2012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하고 2018년에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2021년 겔싱어 CEO가 취임하면서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1위인 대만의 TSMC에 완전히 밀려 파운드리 부문에서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세계 1위는 대만 TSMC로 매출 208억1900만달러, 점유율은 62.3%에 달한다. 2위는 삼성으로 매출 38억3300만 달러, 점유율은 11.5%를 차지하고 있다. 3위는 중국의 SMIC로 매출 19억100만 달러, 점유율은 5.7%다.

4위는 대만의 UMC로 매출 17억5600만 달러, 점유율은 5.3%, 5위는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점유율 5.1%)다. 이어 6위 중국의 화홍그룹(점유율 2.2%), 7위 이스라엘의 타워(점유율 1.1%) 8위 대만의 VIS(점유율 1.0%). 9위 대만의 PSMC(점유율 1.0%), 10위는 중국의 넥스칩 (점유율 1.0%) 순이다.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에는 9위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자사 물량을 제외하면 1% 미만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AI 시장에서는 더 처참하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점유율을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파운드리와 AI시장에서 밀린 인텔은 실적악화라는 악재를 만났고 이는 사업재편, 구조조정의 수순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 74조683억원, 영업이익 10조4439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매출은 28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 모바일과 생활가전 등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X)부문은 매출 42조700억원, 영업이익 2조7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 74조683억원, 영업이익 10조4439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매출은 28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 모바일과 생활가전 등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X)부문은 매출 42조700억원, 영업이익 2조7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이번 구조조정이 삼성에 미치는 영향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정처럼 실시할 경우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정리할 경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소폭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6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는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이 반도체 산업의 부활의 일환으로 반도체법을 시행하면서 올 초 인텔에 보조금 지급을 약속한 바 있어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접을 경우 인텔 몫의 보조금을 삼성전자가 가져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미국은이 인텔에 약속한 보조금은 최대 85억달러 지원과 대출금 110억달러 등 총 195억 달러, 한화 약 26조원이다. 

현재 미국은 삼성전자에 약 64억달러(한화 약 8조86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179억달러(한화 약 23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공장을 설립 중에 있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규모는 인텔(85억달러)과 대만의 TSMC(66억달러)에 이어 삼성전자가 3번째로 많이 받고 있다. 

한편, 삼성은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기존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에 새로운 SF2Z와 SF4U 공정을 공개하고 2027년까지 1.4나노 공정 양산 계획도 밝혔다. 삼성은 파운드리와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간 협력을 토해 AI 반도체 시대를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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