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이슈】 포항 영일만 탐사시추 앞두고 대왕고래 진실공방
【투데이이슈】 포항 영일만 탐사시추 앞두고 대왕고래 진실공방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6.07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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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포항 영일만 앞 바다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탐사 프로젝트인 대왕고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시작부터 진실공방에 휩싸였다.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가 장래성이 없다고 평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지만 우리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석유탐사 기업 액트지오도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출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망성 없는 광구 논란

지난 6일 우드사이드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3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우드사이드는 탐사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유망성이 없는 광구를 언급했다. 여기에는 트리니다드토바고 심해 5광구 철수 결정과 함께 캐나다, 한국, 미얀마 A-6 광구에서 공식 철수한 것이 포함됐다. 유망성이 없는 광구라는 말은 사업성이 없다는 것으로 바꿔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대왕고래 프로젝트 구역인 동해 울릉분지 내 8광구와 6-1광구 북부지역에 대한 조광권을 가지고 탐사를 수행한 회사다. 2016년 1차 탐사를 마친 뒤 탐사 과정에서 석유가 나올 수 있는 유망구조가 발견되자 우드사이드는 지난 2019년 석유공사와 함께 정부로부터 오는 2029년까지 해당 지역에 대한 조광권을 확보하고 심해 탐사에 벌이다 지난해 1월 갑자기 탐사를 중단했다. 

장장 16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해당 구역을 탐사해 온 기업이 유망성이 없다고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흔들리는 모양새다. 여기에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석유탐사 기업 액트지오 본사가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한 가정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액트지오의 전문성에 대한 의혹까지 불어났다. 현재 해당 주택은 부동산 매물 사이트에 월세 7000달러의 임대 매물로 나와있는 상태다.

액트지오에 대한 논란은 이밖에도 액트지오의 직원이 액트지오의 고문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 단 1명이며 연평균 매출도 2만7000달러, 우리돈으로 3700만원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라는 점이 드러나며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액트지오는 지난해 연평균 매출이 갑자기 530만달러, 한화 7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해 우리 정부의 대왕고래 프로젝트 수주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동해에는 '주작', '홍게', '방어' 등 3개의 탐사 시추공이 있다. 7일 비토르 아브레우 미국 액트지오(Act-Geo) 고문은 이 중 홍게 시추공에서 석유·가스 매장에 대한 가망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뉴시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동해에는 '주작', '홍게', '방어' 등 3개의 탐사 시추공이 있다. 7일 비토르 아브레우 미국 액트지오(Act-Geo) 고문은 이 중 홍게 시추공에서 석유·가스 매장에 대한 가망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뉴시스)

정부 “사실 아니다” 즉각 반박

이에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드사이드는 1차 조광권(2007년 2월~2016년 12월) 종료 이후 2019년 4월에 조망권 연장을 했지만 2022년 7월 철수 의향을 표시했고 지난해 1월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밝힌 우드사이드의 철수 이유는 2022년 6월 우드사이드가 호주의 자원개발기업 BHP와 합병하면서 글로벌 해양 프로젝트 중심으로 기존에 추진되던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조정 과정의 일부다.

석유·가스 개발과정은 물리탐사 자료 수집-전산처리-자료해석 과정을 거쳐 유망구조를 도출하고 탐사시추를 통해 부존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드사이드가 시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단계인 유망구조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철수한 것으로 판단했다. 즉, 우드사이드가 유망 구조에 대한 심층 평가를 통해 장래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려 철수했다는 해석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액트지오의 전문성에 대한 논란에는 석유공사가 해명했다. 석유공사는 보도자료에서 "액트지오는 지난 2016년 설립 이래 가이아나 유망 구조 평가와 볼리비아 데분기 순차층서 해석, 브라질 17차 입찰 광구 유망성 평가, 미얀마 AD-7광구 유망성 평가, 카작 지역 유망성 평가 등 다수의 주요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고문인 아브레우 박사에 대해서는 엑슨무빌에서 지질그룹장을 역임했고 심해 광구 평가를 주도한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석유공사는 ”액트지오는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박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로 엑슨모빌·쉘·BP 등 메이저 석유개발 기업 출신인 직원들은 심해 탐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했다“며 ”액트지오는 탐사 해석 및 평가가 주업무지만 ACT(액트)가 '아브레우 컨설팅 & 트레이닝'의 약자로 설립 목적에는 컨설팅 업무 외에 인력양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는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 (사진/뉴시스)

아브레우 고문 기자회견 내용은

논란 속에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브레우 고문이 입국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유망성이 상당히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브레우 고문은 “석유공사가 시추공을 뚫어 확보한 주작, 홍게 방어 등 3개 유정의 각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7개 유망구조를 도출했고 저류층(모래), 덮개암(진흙), 기반암, 트랩 등 석유와 가스를 암시하는 모든 제반 요소를 갖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유정에 트랩이 존재할 잠재력이 있고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는 잠재력이 있다”면서 “7개 유망구조에 대한 마지막 단계인 리스크 평가와 매장량 분석을 통해 총 35억~140억배럴에 해당하는 탐사자원량을 추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입증할 방법에 대해 아브레우 고문은 시추가 유일한 방법이라 강조했다. 이번 심해 석유·가스 탐사의 성공률인 20%에 대해서는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이라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최근 발견된 유정 중 가장 매장량이 큰 가이아나 리자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16%였다”면서 리자 프로젝트보다 높은 성공률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리자와 동일한 유형의 트랩 등 제반 구조를 갖췄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아브레우 고문은 “20%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80%의 실패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라는 말과 함께 5개의 유망구조 중 최소 1곳에서는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액트지오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아브레우 고문은 "회사 주소지는 저의 자택이 맞다"면서 "액트지오는 컨설팅 업체로, 우리 팀은 뉴질랜드, 브라질, 스위스 등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업무를 보고 있어 24시간 업무를 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프로젝트의 분석을 담당하는 것은 이 산업 분야의 표준"이라며 "실제 시추를 담당하는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회사로 현재 직원은 14명”이라고 설명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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