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구속...경영 쇄신·신사업 차질 예상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구속...경영 쇄신·신사업 차질 예상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7.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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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도주우려로 구속영장 발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사진/뉴시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카카오 창사 이래 첫 총수 구속으로 경영 쇄신과 인공지능(AI) 사업 등 신사업 추진에 어느정도 차질이 예상된다. 

23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판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했다. 

심리 결과 구속이 결정됐고 한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심문을 마치고 검찰의 호송 차량에 탑승한 김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 27∼28일 등 총 나흘에 걸쳐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약 2400억 원을 동원해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2월 28일 하루의 시세조종 혐의만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김 위원장이 시세 조종을 직접 지시·승인했다는 증거를 검찰이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구속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카카오의 경영쇄신과 신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카카오의 경영쇄신과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카카오는 경영 쇄신과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그간 카카오는 주가 조종, 분식 회계 등의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고 2022년 경영에서 물러났던 김 위원장이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후 경영쇄신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계열사 준법·윤리경영 지원 독립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를 발족하고 무분별한 기업공개(IPO) 지양과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영진에 배상책임을 묻겠다며 책임 경영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더 이상 추가 경영쇄신 방안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CA협의체 의장을 맡고 있어 계열사의 신규 투자 집행·유치, 지분 매각 프로세스 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신사업 추진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을 맡아 왔기 때문에 여기에서도 차질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지난달 초 인공지능(AI) 전담조직 '카나나'를 신설하고 올해 안으로 카카오만의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카카오 최고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부재는 신사업 추진의 방향과 속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융당국이 시세조종 혐의를 의뢰하면서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 법인까지 검찰에 송치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인데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카카오 법인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 법인에도 벌금형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편, 이번 김 위원장의 구속과 관련해 카카오는 묵묵부답이다. 다만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카카오는 경영 쇄신과 신사업 추진을 지금과 마찬가지로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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