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OECD 국가 중 3위 수준
[한국뉴스투데이] 우리나라의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OECD 국가 중 일본과 아이슬란드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특히 내년이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어 고령자에 대한 안전운전 교육과 법규 위반 교육, 적성검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도로정책 브리프(Brief)' 중 '고령화 시대 고령자 교통사고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 연령 대비 65세 이상 고령자의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을 44.41%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일본과 아이슬란드에 이어 3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고령자 교통사고 비율을 시도별로 보면 전남이 26.05%로 가장 높다. 이어 경북 25.55%, 전북 25.13% 순으로 나타났다. 인구 분포가 가장 높은 서울의 경우 고령자 교통사고 비율은 20.30%다. 반면 경기(17.25%), 인천(15.96%), 세종(14.92%) 등은 고령자 교통사고 비율이 낮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령자 교통사고 중 고령운전자 사고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은 고령자 교통사고 중 고령보행자 사고보가 고령운전자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 해다. 이후부터 고령운전사 사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6년 50.34%였던 고령운전자 사고는 지난해 무려 28.05%p가 증가한 78.39%를 차지했다.
최근 4년간인 2020~2023년 동안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20만9654건에서 19만8296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3만1072건에서 3만9614건으로 증가해 전체 교통사고에서도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고령운전자는 전체 운전자와 비교해 중앙선 침범(평균 3.72%/고령자 4.46%), 안전거리 미확보(평균 11.21%/고령자 11.79%), 부당한 회전(평균 0.73%/고령자 0.86%), 교차로 운행방법 위반(평균 5.58%/고령자 6.03%) 등의 법규 위반이 평균보다 높았다.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의 경우 위반율은 50%를 넘겼다.
고령자의 연령별로 자동차 등록대수 대비 운전자 사고 비율을 살펴보면 60대의 경우 0.77%인데 70대에는 1.07% 이상으로 크게 증가한다. 즉, 60대에 비해 70대 이상 연령대에서 자동차등록대수 대비 운전자 사고비율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0대의 경우 1.06%로 70대와 비슷했다.
고령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고령자의 활동량이 가장 많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특히 전 연령 평균과 비교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시간에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비율이 높았다. 전 연령 평균 교통사고 비율이 가장 높은 시간은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였다.
보고서는 70세를 전후로 법규 위반 관련 교육과 운전면허 적성검사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노인보호구역 등 고령보행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는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의 비전 개선과 지자체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덧붙여졌다.
한편, 지난 2022년 마련된 2022~2026 제9차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에는 UN이 권고한 교통사고 사망자 50%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2026년까지 해양 교통사고 사망자와 실종자 수를 30% 줄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대비해 고령면허반납제도를 확대하고 조건부 면허제도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100만906명의 75세 이상 고령운전자 중 운전면허를 반납한 운전자는 7.3%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반납률도 2.48%에 불과해 정부가 고령면허반납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