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투데이]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2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LX그룹의 2세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13일 LX홀딩스는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시켰다. 구 사장은 구본준 회장의 장남으로 LG그룹에서 분리된 LX그룹 역시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장남인 구 사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구 사장은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근무하다 지난 2014년 LG전자에 과장급으로 입사했다. 이후 2021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되면서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전무, 부사장을 거쳐 LX MDI 대표이사를 지냈다.
LX MDI는 LX홀딩스가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는 컨트롤타워로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그룹 계열사의 경영력 제고와 경영 컨설팅, 정보기술(IT) 업무, 인프라 혁신, 인재 육성 등 계열사들의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한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또 중장기적으로 사업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그룹의 사업 방향과 전략 수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 LX MDI는 지난해 매출 85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42억8400만원, 영업이익 7억4800만원을 올렸다.
이번 승진에 대해 LX홀딩스는 "그룹의 IT 역량 강화 로드맵 구축과 AI활용에 대한 단계적 실행을 추진하는 등 혁신 활동을 주도하는 한편 미래 사업가·인재 육성을 위한 체계를 수립하고 교육 플랫폼을 개발·운영해 우수 인재 양성의 토대를 마련한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장 승진으로 구 사장은 사실상 승계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LX그룹은 그룹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LX인터내셔널과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 LX세미콘, 자동차용 판유리 업체인 한국유리공업, 친환경발전소 포승그린파워, HMM 등을 이끌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상반기 매출 7조8500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를 더 올렸다. 다만 영업이익은 2403억원 전년 동기 대비 17%가 하락했다. LG상사가 전신인 LX인터내셔널은 고금리 기조 속 글로벌 경기 침체도 실적이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LX세미콘은 올해 상반기 매출 9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하락했으나 영업이익은 10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7% 증가해 수익성이 개선된 상황이다. 하지만 독점 공급하던 LG디스플레이의 애플 아이폰 시리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물량이 줄면서 앞으로의 전망은 어둡다.
한편, LX그룹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LX MDI의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지고 역할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 사장이 그룹 전반에 깊은 이해를 다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향후 경영 보폭을 더욱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