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녀 서 회장 상대로 법원에 면접교섭 소송해
서 회장 "이미 양육비 지급" 공갈 및 명예훼손 고소
[한국뉴스투데이] 올해 초 셀트리온이 바이오사업과 아무런 관계없는 회사 2곳을 계열사로 추가했다. 수상한 계열사 2곳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내연녀가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서 회장은 이 내연녀와 사이의 자녀 2명까지 호적에 올렸다. 그간 주가조작 등으로 오너리스크에 올랐던 서 회장은 지난 2021년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목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지난 3월 다시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복귀한지 두달만에 다시 오너리스크에 휘말린 모습이다.
사실혼 내연녀의 회사 2곳 계열사로 추가
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셀트리온은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를 계열사로 추가했다.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사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업종으로 지난 2020년 12월 설립된 서린홀딩스는 의료, 화장품, 건강식품 등의 제조와 판매업 등을, 2019년 5월 설립된 서원디앤디는 부동산 개발과 임대업, 실내 건축업, 인테리어를 하는 업체다. 셀트리온은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를 계열사로 추가하면서 친인척 소유 회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상을 파고드니 단순한 친인척이 아니었다. KBS 취재에 따르면 서 회장은 혼인 외 관계로 20대와 10대 두 딸을 낳았고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는 자녀들의 친모 A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였다. A씨와 서 회장의 만남은 2001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 회장은 가정이 있는 상태였고 두 명의 아들도 있었다. 하지만 두 딸을 낳고 A씨 가족에게는 사위 노릇을 하며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
서 회장은 A씨와 국외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도 얘기할 정도로 관계를 유지하다 2012년 쯤 돌변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서 회장이 아이들의 존재가 알려지면 회사가 무너질 수도 있다며 출국을 종용했다. 이 때부터 서 회장은 딸들을 만나지 않았고 아버지 역할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서 회장은 친자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A씨 측은 서 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면접교섭 청구를 낸 상태다. 두 딸 중 사춘기인 둘째 딸은 벌써 11년 째 서 회장을 만나지 못해 서 회장을 상대로 최소 한 달에 4번을 만나고 한 달에 2번은 전화 통화를 요구하는 면접교섭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서 회장이 연락을 끊은 10년 동안 두 딸이 겪은 상처와 고통을 생각하면 일상이 힘들다며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그간 오너리스크로 여러차례 구설수
서 회장의 혼외자 논란이 문제인 이유는 대기업 총수의 사생활 자체가 오너리스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간 셀트리온 주가조작 혐의와 대한항공 여객기 내 폭언 및 갑질, 셀트리온 일감 몰아주기 관련 증여세 환급소송 등으로 오너리스크의 중심에 올라 지난 2021년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목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2년 만에 복귀하자마자 사생활 논란이 터졌다는 점이다.
서 회장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원활한 자금조달과 실적 논란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계열사 사장 및 회사 임원과 짜고 계열사의 법인 자금 등을 동원해 총 3차례에 걸쳐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자사주 매입 외에도 지주회사, 계열사, 우리사주조합, 이씨 계좌 등 다수의 계좌를 이용해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한 점을 인정돼 서 회장은 벌금 3억원 약식 명령을 받았다.
이후 2018년에는 미국 로스앨젤레스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018편 일등석에 탑승해 승무원을 상대로 서 회장이 폭언과 보복성 갑질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항공사 내부 보고서가 공개돼 곤혹을 치렀다. 보고서에는 서 회장이 사무장에게 “야, 너”, “이XX” 같은 비속어를 사용하며 “왕복 티켓값이 1500만원인데 니들이 값어치를 했는지 생각해봐”, “젊고 예쁜 애들이 없다”는 등 막말과 외모비하는 물론 라면을 3차례나 다시 끓여오라도 시킨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후 서 회장은 자신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과 사이의 거래로 발생한 이익에 대해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45조의3 1항 등이 정한 증여세 116억 7500만원, 154억1000만원 등을 납부한 뒤 증여의제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고 지배주주 요건을 총족하지 않았고 증여세 과세요건인 기여에 의한 재산가치 증가가 존재하지 않다는 이유로 증여세 환급소송을 냈다. 대법원까지 간 환급소송은 서 회장의 패소로 끝났다.
경영 복귀 두 달 만에 다시 오너리스크
이같은 오너리스크 논란은 서 회장의 퇴진으로 잠잠해지는 듯 했다. 서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목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에 올랐다. 이는 그동안 서 회장이 한국 나이로 65세가 되면 은퇴하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말했던 평소 약속을 실행으로 옮긴 셈이다. 하지만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홀딩스 사내이사에 선임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 승계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 경영 분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샀다.
이후 올해 3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리더십이 필요하고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올해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중요한 기점이라는 경영진이 요청에 따라 서 회장은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서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셀트리온그룹의 상장사인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과 바이오시밀러 등 혁신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혼외자 문제가 다시 한번 서 회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셀트리온그룹의 지배구조 맨 위에는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 97.19%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대한민국 최고 부자 3위에 오른 서 회장은 주식으로 대한민국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 현재 A씨는 두 딸의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추후 서 회장의 지분 상속에서 두 아들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한편, 서 회장 측 변호인은 서 회장이 자녀들을 돌보려고 했지만 A씨가 불충실해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고, A씨가 요구하는 대로 양육비 288억원 등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또 계속 A씨가 거액의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2018년 11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보낸 143억원에 대해서는 공갈죄에 해당하는 증거가 있다며 A씨를 공갈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해 서로간의 법정 공방이 장기화 될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