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이슈】 에코프로그룹, 대기업 지정 이후 악재에 속수무책 
【투데이이슈】 에코프로그룹, 대기업 지정 이후 악재에 속수무책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5.16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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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5조원 넘어 2023년 5월 1일부터 대기업집단 지정돼
대기업집단 지정된지 10일만에 이동채 전 회장 법정구속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불발
지난 5월 1일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에코프로그룹에 악재가 겹친 모습이다. 지난 11일 이동채 전 회장이 법정 구속된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도 불발됐다. (사진/에코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5월 1일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에코프로그룹에 악재가 겹친 모습이다. 지난 11일 이동채 전 회장이 법정 구속된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도 불발됐다. (사진/에코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5월 1일자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에코프로그룹에 악재가 연속으로 겹쳤다. 그간 에코프로는 전·현직 임직원들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정황으로 수사를 받는 등 사법리스크 논란을 받아왔다. 여기에 대기업집단 지정 직후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구속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불발까지 겹치면서 악재에 속수무책인 모양새다. 

올해 5월 1일 대기업집단 지정

에코프로그룹은 올해 5월 1일 새롭게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에코프로그룹은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사업으로 급성장했다. 양극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원으로 전지의 성능과 안전성 및 가격 등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핵심소재다.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의 4대 소재로 최근 전기차가 부상하면서 양극재도 급부상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용량과 안전성 등이 우수한 CSG(Core-Shell Concentration Gradient) 기술을 개발해 CSG기술이 적용된 NCM 양극재를 배터리 회사에 공급해왔다. 니켈:코발트:망간 비중이 8:1:1인 하이니켈계 양극소재인 NCM 제품은 지난 2020년 세계 최초로 EV용 배터리에 적용돼 상용화되면서 에코프로그룹을 양극재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려놨다.

1988년 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한 에코프로그룹은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 1조2832억원의 자산 규모를 기록했고 2021년 3조410억원, 2022년에는 5조6920억원으로 자산 규모를 늘려 자산 1조원을 넘긴 지 불과 2년 만에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5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이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올해 1분기에도 에코프로는 매출 2조644억원, 영업이익 1824억원, 당기순이익 4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3%, 영업이익은 238%, 당기순이익은 902%가 늘어난 규모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매출 2조110억원, 영업이익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204%, 161%가 증가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매출액 595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으로 각각 180%, 2749% 늘었다.

지난해 매출 5조6403억원, 영업이익 6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5%, 616% 증가한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기록한 에코프로그룹은 이 기세라면 올해도 또 다시 퀀텀 점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량이 늘고 있고 배터리 양극재 수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2분기는 물론 올해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25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5월 1일 자로 8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번에 신규 지정된 집단은 엘엑스,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이고 지정에서 제외된 집단은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일진이다. (사진/뉴시스)
지난 4월 25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5월 1일 자로 8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번에 신규 지정된 집단은 엘엑스,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이고 지정에서 제외된 집단은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일진이다. (사진/뉴시스)

전·현직 임직원 사법리스크 

단시간에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고 앞으로도 창창한 에코프로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사법리스크다. 에코프로는 이동채 전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정황이 포착돼 2020년부터 현재까지 수사를 받고 있는 등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 지난 2020~2021년 경찰은 이같은 내부자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에코프로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동채 전 회장과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전·현직 임직원 5명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9월까지의 기간에 자사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가 공시되기 전 차명 증권 계좌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 이동채 전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 5명은 주식이 오르자 되팔아 11억원 규모의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이에 지난해 5월 이동채 전 회장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위반과 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다. 에코프로그룹의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전현직 임직원 5명도 같은 혐의로 기소해 징역 1년~1년6개월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동채 전 회장이 항소하는 등 재판 결과에 불복하자 지난 3월 16~17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금융위원회 특별사법경찰은 충북 청주시 에코프로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내부 문서와 컴퓨터 저장자료를 확보하는 등 또 다시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동채 전 회장 가족과 자회사 임직원까지 포함됐다.

지난 2019년 3월 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2차전지 소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한 바 있다. 왼쪽부터 김현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이동채 에코프로비엠 회장, 권우석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 (사진/뉴시스)
지난 2019년 3월 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2차전지 소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한 바 있다. 왼쪽부터 김현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이동채 에코프로비엠 회장, 권우석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 (사진/뉴시스)

대기업 지정 10일만에 이동채 회장 구속

지난 11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동채 전 회장에 대해 집행유예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벌금 22억원, 추징금 11억872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고 기업집단 총수로서 지위나 범죄의 중대성, 책임에 비해 1심 처벌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실형을 선고받은 이동채 전 회장은 도주 우려가 높다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법정 구속됐다. 이동채 전 회장이 구속된 날은 에코프로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지 10일만으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되자마자 경영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에코프로는 작년 3월 이동채 전 대표이사가 대표직에서 사임한 이후 에코프로와 자회사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해 왔다며 경영공백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에코프로 측의 입장대로 경영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해도 이동채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그룹 이미지에 타격임에 분명하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MSCI 한국지수 편입에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에코프로가 제외됐다. MSCI 지수는 미국계 펀드 95%가 추종하는 글로벌 주요 벤치마크 지수이다. 이날 MSCI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코스모신소재, KT,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4곳을 한국지수에 편입시켰다.

에코프로가 편입에서 제외된 이유는 주가 급등 문제가 꼽혔다. MSCI는 종목 선정 기준 거래일에서 최근 60거래일 동안 동일 업종에 비해 상대수익률이 400%를 넘은 상장사에 대해 극단적 주가 상승 배제 조항을 적용해 편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검토 대상 기간인 4월 한달 동안 너무 크게 주가가 오른 에코프로가 제외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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