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이슈】 삼성전자 월 1회 금요휴무...탄력받는 주 4일제
【투데이이슈】 삼성전자 월 1회 금요휴무...탄력받는 주 4일제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6.13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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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오는 23일부터 주 1회 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 국내에서 임직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으로 주 4일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삼성전자가 오는 23일부터 주 1회 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 국내에서 임직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으로 주 4일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삼성전자가 이번 달 23일부터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에 휴무를 도입해 사실상 월 1회 주 4일 근무를 시작한다. 이미 SK그룹의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일부 계열사가 월 1회 금요휴무제로 시행하고 있고 카카오게임즈 등 IT 업계에서도 주 4일제나 주 4.5일제를 도입한 가운데 임직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으로 주 4일제가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월 1회 주 4일 근무 본격 도입

삼성전자가 이번 달 23일부터 한 달에 한 번 ‘쉬는 금요일’을 제공한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 가전, 휴대전화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 부문에 모두 적용되는 월 1회 주 4일제는 월 필수 근무시간을 채울 경우 매달 월급날인 21일이 끼어있는 주 금요일이 쉬는 금요일로 제공된다. 해당일이 휴일일 경우 직전 주 금요일에 쉬게 된다. 다만 교대근무를 하는 생산직은 이번 월 1회 주 4일제에서 예외가 됐다. 

월 1회 주 4일 근무는 이번 삼성전자 외에도 이미 SK그룹의 일부 계열사에 도입돼 시행 중이다. SK그룹의 컨트롤타워이자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격주로 주4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SK하이닉스의 경우 월 필수 근무 시간만 채우면 한 달에 한두 번 주 4일 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해 월 1회 주 4일 근무가 허용된다. 

그 외에도 카카오게임즈는 격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고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은 월요일 출근 시간을 오후 1시로 늦춰 사실상 주 4.5일제를 도입했다. 이노베이션(여기어때)역시 월요일 출근을 늦추는 방식으로 주 4.5일제를 시행 중이다. 우아한형제들과 이노베이션은 퇴근을 30분씩 당기고 점심시간은 90분으로 늘려 하루 총 7.5시간 근무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운영 중이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 토스인슈어런스, 토스씨엑스, 토스글로벌 등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금요일 조기 퇴근 방식으로 주 4.5일제를 도입했다. 교육기업 휴넷은 매주 금요일을 휴무로 정해 주 4일제를 도입했고 금성출판사는 금요일 오전만 근무하는 방식의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주 4일제나 주 4.5일제 외에도 총 근무 시간만 맞춘다면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도 늘고 있다.

주 4일제 근무는 해외에서 이미 자리잡고 법제화까지 추진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팽팽한 찬반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주 4일제 근무는 해외에서 이미 자리잡고 일부 국가에서는 법제화까지 추진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팽팽한 찬반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해외에서 자리잡았지만 국내 도입은 찬반 팽팽

주 4일제는 말 그대로 토요일과 일요일인 주말에 하루를 지정해 추가로 쉬고 주 4일만 근무하는 제도다. 주 4일을 근무하게 되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증가하고 직장 업무와 병행해 육아나 자기계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하루 근무 시간이 늘어날 수 있는 맹점이 있고 임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 주 4일제는 경영의 위험 부담이 커진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선진국에서는 주 4일제를 자유롭게 시행하고 있고 벨기에와 덴마크, 스웨덴, 칠레, 카자흐스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주 4일제를 법제화해 근무시간에 따른 차별을 없애는 추세다. 네덜란드는 1982년 바세나르 협약으로 주 4일 근무를 보장하고 근무시간에 따른 동등한 대우를 하고 있다. 다만 근로 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급여가 삭감되는 부분은 있다. 

벨기에의 경우 지난해 주 4일제를 공식 도입하고 법제화를 통해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 삭감 등을 금지했다. 덴마크와 스웨덴 역시 주 4일제를 법제화했다. 법제화를 하게 되면 근로 시간이 줄어도 임금이 그대로 보장된다. 올해 초 칠레에서도 주 4일제가 상원 만장일치로 가결돼 주 4일제가 법제화됐고 카자흐스탄 역시 올해 말부터 주 4일 근무를 본격 도입해 운영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국가공무원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리서치가 지난 2021년 10월 15일~1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가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다만 업무 유형 별로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임금근로자는 찬성 의견이 절반 이상인 반면 자영업자는 32%만이 찬성한다고 답해 격차가 컸다. 근로자들이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하는 것과 달리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기업 생산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기업 입장에서 주 4일제는 난감하기만 하다. 

지난 3월 21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정부의 주 69시간 폐기 촉구, 실 노동시간 단축 정책추진 의지표명, 주69시간 NO , 주4.5일제 YES, 과로사회 OUT 전 국민 캠페인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주 4.5일제 입법화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21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정부의 주 69시간 폐기 촉구, 실 노동시간 단축 정책추진 의지표명, 주69시간 NO , 주4.5일제 YES, 과로사회 OUT 전 국민 캠페인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주 4.5일제 입법화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 주 4일제 도입 목소리 여전

정치권에서는 이미 주 4일제 도입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주 최장 69시간 근로시간으로 개편하면서 야당을 위주로 주 4일제에 대한 입법 움직임까지 나왔다. 더물어민주당은 지난 3월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이라 규정하고 주 4일제 도입에 앞서 주 4.5일제를 도입하겠다며 주 4.5일제 입법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 정책위원회, 민주연구원,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공동으로 주 4.5일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 지도부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대표는 토론회에서 "세상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대한민국만 뒷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과거에 한 달에 한 번은 쉬자는 시대가 있었고, 일주일에 한 번 쉬자고 주장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 당시도 반론은 많았으나 결국 주5일제를 이뤄냈다“면서 이번에는 주 4.5일제를 입법화해 국민들의 워라밸을 보장하겠다고 나섰다.

정의당 역시 연차휴가 확대, 생애주기별 노동시간 선택제 등 주 4일제 추진을 위한 일하는시민기본법을 발의하고 입법 논의를 시작했다. 일하는시민기본법에는 주 4일제 뿐만 아니라 저소득 단시간 노동자들의 소득 보장을 위한 최소 노동시간 보장제(주 15시간 이상)와 평등수당 도입, 성평등임금공시제, 최고임금법, 일자리보장제, 자기계발계좌제, 단체협약 확장제 등이 함께 담겼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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