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이후 4차례 연속 동결
금리 인하 시기는 "올해 적절시점"
[한국뉴스투데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4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다.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 적절시점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연준, 지난해 9월부터 4연속 금리 동결
1일 연준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에 이은 4번째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연 3.50%)와의 금리 격차는 최대 2%p를 유지하게 됐다.
이날 연준은 정책 성명을 통해 "최근 경제 활동은 지표상으로 안정적 속도로 확장하고 있으며, 일자리 성장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은 지난해에 비해 완화됐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표현해 최근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연준은 "위원회는 오랫 동안 최대 고용 및 물가 상승률을 2% 목표로 설정해 왔다"며 "이 같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위험은 더 좋은 균형점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경제 전망은 아직 불확실하고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여전히 높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 목표 범위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정책 성명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장으로 기존에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문장은 삭제됐다.
금리 인하 시기는 "올해 적절시점"
4연속 금리가 동결되면서 이제는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시장은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하고, 올해 최대 5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연준이 올해 말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0.65~0.90%포인트 낮은 4.6%(중간값)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파월 의장은 "올해 어느 시점에서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경제는 여러 모로 분석가들을 놀라게 했고, 2% 인플레 목표에 대한 지속적 진전 역시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전망한 3월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오늘 회의로 봤을 때 위원회가 3월 정례회의에서 확신하는 수준에 도달해 금리를 인하할 때라고 확인할 것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이를 낮추기 위한 지속적인 진전은 확실하지 않으며, 앞으로의 경로도 불확실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시장이 기대한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간밤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17.01p(0.82%) 하락한 3만8150.30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79.32p(1.61%) 하락해 4845.65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345.89p(2.23%) 하락한 1만5164.01에 장을 마쳤다.
한국은행, 연준이 조기 금리 인하 신중하다 평가
연준의 4연속 금리 동결에 대해 한국은행은 연준이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해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유상대 한은 부총재 주재는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향후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것이라 예상했다.
유 부총재는 "FOMC에서 연준은 향후 정책금리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조기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면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보다 높은 수준에서 고착될 위험을 언급하면서 금리인하를 위해서는 물가가 목표수준에 안착할 것이라는 더 강한 확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그널을 줬다"면서 "연준이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결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연준은 3월 20일과 5월 1일, 6월 12일, 7월 31일, 9월 18일, 11월 7일, 12월 18일 등 7차례 FOMC를 예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2월 22일과 4월 12일, 5월 23일, 7월 11일, 8월 22일, 10월 11일, 11월 28일 등 7차례에 걸쳐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