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실효성 부족하다"는 우려
[한국뉴스투데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이 베일을 벗었다. 정부는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 특성에 맞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시장과 소통하도록 거래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기업 밸류업으로 국내 증시가 발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안은 오는 6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윤곽 나왔다
2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열고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이날 세미나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주요내용 소개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됐다.
이날 축사를 맡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공정·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일반주주 보호강화를 중심으로 제도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노력에 더해 우리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아 성장하고 그 과실을 투자자들이 함께 향유하고 재투자하는 선순환적 자본시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경영 문화가 확산· 정착될 수 있도록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긴 호흡을 갖고 중장기적 과제로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가 정부·유관기관 논의를 통해 마련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세부 내용을 발표했고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금융산업실장이 ‘기업가치 제고 관련 해외사례 및 시사점’을, 상장협 김춘 본부장이 상장협·코스닥협회 공동으로 마련한 ‘배당절차 개선 추진현황 및 밸류업 노력 확산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부 내용은
이날 공개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세부 내용을 보면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에 상장기업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매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각 기업에 적합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스스로 수립해 이를 자사 홈페이지에 공표하고, 거래소에 자율 공시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또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기업이익의 주주환원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지원 방안도 마련된다. 매년 우수기업에 대한 표창 수여는 물론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R&D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 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 우대, 부가·법인세 경정청구 우대, 가업승계 컨설팅 등 세정지원이 제공된다.
이어 정부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 중심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ETF 상장을 통해 일반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투자판단에 활용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도 반영된다.기존 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 시장별·업종별 PBR·PER·ROE 등 주요 투자지표도 비교 공표된다.
마지막으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지속 추진하기 위해 전담 지원체계가 구축된다. 한국거래소에 전담부서가 설치되고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시행·보완·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자문단이 운영될 예정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현황 등 각종 정보를 한눈에 조회할 수 있는 통합 홈페이지도 마련돼 운영될 예정이다.
실효성 부족하다는 우려 목소리
이같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에 대해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내용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시장이 중요한 유인책으로 꼽았던 상속세 인하나 자사주 소각 시 법인세 감면 등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 제외되고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란다는 점에서 결국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우려는 시장에 즉각 반영된 모양새다. 이날 유가증권(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1%대 하락하는 등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에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정부가 그간 보여준 증시 부양 의지에 비해 강제성없는 방안들만 내놨다는 실망스러운 반응이 나왔다.
한편, 정부는 전담 지원체계를 중심으로 상장기업 대상 공시교육, 중소기업 컨설팅·영문번역 지원, 공동 IR·온라인 홍보 등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지원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상장기업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거래소와 상장협, 코스닥협회 주관 상장기업 간담회도 연중 지속적으로 개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다가오는 5월 중 2차 세미나를 개최해 가이드라인 세부내용에 대한 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준비된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 구축 및 각종 인센티브 마련 등 세부 과제를 차질없이 이행해 증시의 도약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