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9일로 연기, 이철규 때문?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9일로 연기, 이철규 때문?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4.05.02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철규 출마 소식에 비윤계 출마 접고, 이철규 단독 출마로 가닥 잡혀
당 대표 출마 고려한 비윤계, 원내대표까지 장악은 현실적으로 힘들어
국민의힘 권성동, 이철규 의원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권성동, 이철규 의원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일이 9일로 연기됐다. 국민의힘은 당초 3일이었던 원내대표 경선일을 9일로 연기한다고 지난달 30일 오후 6시에 공지했다. 미룬 이유에 대해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아무도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결국 이철규 의원을 추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제는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는 점이다.

총선 참패 책임 져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일이 3일에서 9일로 변경된 사유에 대해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아무도 출마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출마할 수 있게 출마 후보자들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면서 9일로 연기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철규 대세론에 대한 당내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22대 총선 당시 인재영입위원장, 공천관리위원 등을 맡았으며 친윤을 넘어 ‘찐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공천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 입김을 불어넣는데 역할을 했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당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의원은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출마를 시사했다. 그리고 김도읍·김성원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대출 의원 역시 이름이 거론됐지만 손사레를 쳤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패장을 내세워 또 한 번 망쳐야 하겠나”라면서 극렬 반발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머리 박고 눈치나 보는 소위 중진 의원들”이라면서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해 중진들이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친윤계 배현진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촉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에 대한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는 단독 출마한 박찬대 의원이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에 그에 따른 국민의힘도 대책 마련을 위해서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원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친윤을 넘어 찐윤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의원의 출마를 반대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단독출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원내대표 후보자들 중 한 명으로 출마를 해야 하는 것이지 단독출마를 해서 추대 방식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있다. 즉, 비윤계에서도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것은 비윤계가 앞으로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비윤계는 당 대표로

하지만 비윤계의 출마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비윤계 상당수가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도 지난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100여석 안팎에 불과한 성적을 얻으면서 중진 의원의 숫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인원 중에서 당 대표를 선출하고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비윤계는 더욱 그러하다. 비윤계 상당수가 수도권에서 당선됐다는 점에서 수도권 비윤계가 당 대표에도 출마를 하고, 원내대표에도 출마를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이유로 결국 원내대표는 친윤계에 넘겨주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 안팎의 시선이다. 즉, 원내대표를 친윤계에 넘겨주고, 비윤계는 당 대표를 장악하겠다는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

더욱이 원내대표 경선은 ‘뱃지’들끼리 한다는 점이다. 즉, 국회의원들이 선출하는 자리이다. 22대 국회에서 친윤계 후보가 많이 당선됐다는 현실적인 생각도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비윤계 중진들 역시 출마를 고려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비윤계는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해 극렬 반대는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당 대표를 위한 명분용 반대 이상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나이 연대’ 즉, 당 대표는 나경원 당선인, 원내대표는 이철규 의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비윤계가 당을 모두 장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친윤계와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